'호주리그 코리아팀 감독' 구대성의 야구 인생에 한계는 없다
"지금도 실전에서 던질 수 있는 몸 상태…올해 한화 우승했으면"
(광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대성 불패' 구대성(49)은 "지금도 공을 던질 몸 상태는 돼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제 투수가 아닌 감독으로 새로운 야구 인생을 펼친다.
그의 도전은 끝이 없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좌완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남긴 그는 1999년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끌었다.
2000년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옮겨 4년간 24승 34패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했다. 2005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에 입단해 빅리그에 도전했으나 2006년 한화로 돌아왔다.
2010년 KBO리그에서 은퇴한 구대성은 호주로 건너가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호주에서 15세 이하 대표팀 지도자로도 활약하며 야구 인생의 스펙트럼을 넓힌 그는 올해 호주프로야구리그(ABL)의 신생팀으로 합류하는 질롱코리아의 초대 감독을 맡았다.
한국, 일본, 미국, 호주에서 다양한 선수 생활을 했지만, 사령탑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롱코리아에서 뛸 선수들을 고르기 위해 17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 팀업캠퍼스 야구장에서 공개 트라이아웃을 개최한 구 감독은 "말이 통하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구 감독은 "선수일 때가 제일 편한 것 같다. 경기에만 직접 뛰면 되니까"라며 감독을 맡으면서 구단 살림을 챙기느라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질롱코리아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팬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신생팀이고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걱정도 크다.
구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몇 명 없다. 호주 프로야구는 한국 2군보다 실력이 더 좋다. 만만치 않다"면서도 "기술을 익히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이어 "호주 투수들은 구속은 좋지만 공 끝이 강하지 않다. 타자들이 칠 때 가볍게 맞는다. 우리 타자들이 칠 수 있는 공이 될 수 있다"며 "투수들은 구속보다는 제구력이 좋은 선수를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이지만 직접 투수들을 지도할 방침이다. 질롱코리아의 단장을 맡은 박충식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도 투수 코치를 겸할 예정이다.
구 감독은 "투수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저와 박충식 단장이 좌완·우완을 나눠서 가르칠 수 있으니"라며 웃었다.
팀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직접 선수로 뛸 가능성도 있느냐고 묻자 구 감독은 "그렇지 않다"면서도 "지금까지 연습은 돼 있다. 호주리그에서 2016년까지 뛰었고, 이후 2년 동안 꾸준히 사회인 야구를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구 감독은 트라이아웃을 통과해 질롱코리아에 합류할 선수들에게 "언어도 안 되고 생활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호주에서의 선수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숙소 생활이 갑갑해도 함께 지내며 이겨냈으면 한다. 밤에는 조명도 별로 없고 위험하니 밖에 나가지 말고 안에서 생활하는 게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술을 먹고 싶어 한다면 사주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감독은 은퇴 후 호주에서 살면서도 KBO리그를 모두 챙겨본다고 밝혔다.
그는 "한화가 우승하면 좋겠다"며 친정 사랑을 듬뿍 내비쳤다.
이어 "저도 한화에서 우승했지만, 우승이 한 번에 그치는 게 아니라 두 번, 세 번은 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저는 지금 한화 팬"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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