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핵심병원서 여러 병원 집중치료실 원격진료한다

입력 2018-09-17 10:54
수정 2018-09-17 13:34
日, 핵심병원서 여러 병원 집중치료실 원격진료한다

네트워크 연결 시스템 구축 추진…의료비 증가 억제 기대

미국선 도입 후 사망률 낮아지고 입원기간 단축 성과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정부가 복수의 병원 집중치료실(ICU)을 핵심병원과 네트워크로 연결해 진료와 치료를 원격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전자진료기록과 혈압 등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핵심병원으로 보내면 전문 의사가 이를 토대로 각 병원 ICU 의료진에게 치료방법을 조언하는 시스템이다.

미국은 이 제도를 도입해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의 입원일수를 평균 30% 정도 줄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연간 40조 엔(약 400조 원)이 넘는 의료비 증가 억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CU는 급성심부전 등의 중환자를 치료하기 때문에 의사와 간호사의 부담이 크다. 의료비도 많이 들어 치료의 질을 유지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게 과제로 꼽히고 있다.

후생노동성이 추진하는 새 시스템은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을 핵심병원으로 지정하고 핵심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가 다른 병원의 ICU에 들어온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환자의 상태가 급변할 조짐이 보이면 핵심병원 전문의가 현장에 있는 의료진에게 적절한 대처방법을 신속하게 조언한다. 핵심병원과 각 병원 ICU를 웹카메라로 연결해 환자의 상태를 전문의가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후생노동성은 'Tele-ICU'로 불리는 이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설비비 등을 지원키로 하고 내년 예산에 5억5천만 엔(약 55억 원)을 반영했다. 첫해에는 대학병원 등이 지원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ICU 병상은 2014년 현재 6천500여 개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일본 집중치료의학회가 인정한 전문의는 2016년 기준 1천400여 명이어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사를 모든 ICU에 충분히 배치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스템이 보급되면 의사 수를 크게 늘리지 않고도 의료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병원 측도 의료진의 시간 외 근무와 야간시간대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네트워크 시스템 도입 후 야간 입원환자의 병원 사망률이 16.1%에서 12.7%로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가 적은 야간에도 낮 시간대와 같은 처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병원체재일수도 14.3일에서 9.6일로 단축됐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입원에 드는 비용이 전체 의료비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입원 기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의료비가 줄어들게 된다. 후생노동성은 올해 4월 의사가 스마트폰을 통해 진료하는 온라인 진료에 보험을 적용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의료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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