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스파이 적발" 크게 보도…'대만 이미지' 실추 겨냥?
中국영 TV 보도 후 지방 매체 추종 보도…대만 "엉터리 선전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 언론이 본토에 대한 대만의 스파이 활동 적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대만 당국은 11월로 예정된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의 이미지 저하를 겨냥한 '선전 공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국영 중앙TV는 15일 밤 뉴스와 특집방송을 통해 "대만 정보기관이 중국 대륙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국가안전담당 부서가 차단했다"고 보도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7일 전했다. 100여건의 스파이 활동을 적발했다고 한다. 중앙 TV 보도 이후 16일에는 지방을 포함한 중국 국내 매체들이 관련 뉴스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언론은 '대만 스파이' 남녀의 실명, 얼굴 사진과 함께 이들에게서 정보제공 요청을 받은 사람과 수사기관의 증언을 토대로 스파이 수법을 소개했다. 대만에 유학한 학생을 유혹하거나 식사와 여행경비를 대주는 수법으로 친분을 맺은 후 요청한 정보를 얻으면 금전을 건넸다고 한다.
대만 정책을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소 판공실 대변인은 16일 "대만은 대륙에 대한 침투파괴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대만 당국은 15일 밤 발표한 성명에서 "언론을 통해 엉터리 비난을 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엉터리 보도는 "중국 대륙에 대한 경계심을 초래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최근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에 잇따라 단교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언론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단교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당국은 중국 언론의 스파이 관련 보도가 대만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려는 중국 측의 '선전전'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전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