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생·직원 '대학구조개혁 TF' 맞손…성신여대의 실험

입력 2018-09-17 06:45
수정 2018-09-17 19:44
교수·학생·직원 '대학구조개혁 TF' 맞손…성신여대의 실험

"학과 통폐합 불가피" 공감대…동문 대표까지 20여명으로 꾸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성신여대가 학과 통폐합을 포함한 대학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교수, 학생, 직원, 동문 등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대학구조개혁 TF는 단과대학별 교수, 학생, 교직원, 동문 등 20여명으로 구성됐으며 정기 회의를 열어 네 주체가 모두 수긍할 만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 측이 학과 통폐합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해당 학과 학생들이 반발하며 갈등을 빚던 다른 대학들과 달리 구성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17일 성신여대에 따르면 이 대학이 학과 통폐합과 행정조직 간소화 등 대학구조 개혁에 나선 이유는 교육부 정책에 따라 매년 입학생 숫자는 줄어드는데 등록금은 7년째 동결돼 적자 폭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성신여대 학생 수는 몇 년째 1만명을 밑돌고 있는데 서울 다른 주요 대학들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학생 수 대비 학과 수가 많다는 게 대학 측의 판단이다.

현재 성신여대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수정캠퍼스, 강북구 미아동에 운정캠퍼스 등 두 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총 13개 단과대학에 53개 학과, 5개 대학원이 있다. 성신여대가 대학알리미에 공지한 자료를 보면 재학생은 2016년 9천620명, 2017년 9천233명, 2018년 9천124명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TF는 학과 통폐합 외에도 교직원의 임금삭감, 장학금 규모 축소 등 다양한 균형재정 마련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특별한 수입원이 생기지 않는 이상 적자 폭이 더 커질 게 눈에 뻔하니 각자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취지다.

현재 성신여대 총학생회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중앙운영위원회 관계자는 "아직은 학생마다 의견이 분분해 총의를 모으지 못했지만, TF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돈 씀씀이를 줄이고, 학과를 통폐합하는 문제는 워낙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TF가 결론지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집단지성으로 좋은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1936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내 모든 구성원이 직접 뽑은 성신여대 양보경 총장은 지난 7월 취임식에서 "어떻게 하는 게 정의로운 것인지 숙고하며 대학을 운영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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