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트럼프 선대본부장 매너포트 유죄인정…"특검에 전적 협조"(종합)
백악관 "트럼프와 전적으로 무관"…전문가 "대통령에게 심각한 뉴스, 중요정보 있을것"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로버트 뮬러 특검이 '1호'로 기소한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 14일(현지시간) 두 가지 연방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매너포트의 협조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뮬러 특검의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매너포트의 유죄인정 합의는 그가 '전적으로, 그리고 정직하게' 특검과 협력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워싱턴 연방지법의 에이미 버만 잭슨 판사는 이날 "매너포트가 심문과 보고(디브리핑)에 응하고 관련 문건을 제공해야 하며, 향후 사건에서 증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매너포트가 유죄를 인정한 혐의는 우크라이나 컨설팅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2016년 미 대선 과정의 러시아 측 개입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AP는 이번 합의가 뮬러 특검에 성공적인 확신을 주는 동시에 매너포트로서는 비싼 재판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해석했다.
매너포트는 지난달 8가지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오는 24일 시작되는 2차 재판을 앞두고 있으며, 앞서 첫 재판에서 탈세와 금융사기 등 8개 죄목으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만약 매너포트가 그대로 유죄를 선고받는다면 약 20년을 복역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이번 유죄 인정 협상에 따라 형량이 10년 이내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2016년 6월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변호사를 만난 트럼프 측근 3인방 중 한 명인 그가 특검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할 경우 "러시아와의 공모는 없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 측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타워 회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러시아 측으로부터 경쟁자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관한 불리한 정보 제공을 제의받은 후 이뤄졌다.
그러나 백악관은 매너포트의 유죄 인정 결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전적으로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것(매너포트 유죄 인정)은 대통령, 그리고 2016 대선 캠페인과 절대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 대선 개입 수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로이터 통신에 "매너포트는 대통령에게 해가 될 만한 내용을 아무것도 모른다. 유죄 인정 합의를 한 것이 바로 그 근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과 달리 미국의 법률 전문가들은 매너포트가 '고급 정보'를 많이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협력 약속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연방검사를 지낸 랜들 일라이어슨 조지워싱턴대 로스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길한 징후"라면서 "대통령에게 심각한 뉴스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상 유죄인정 합의는 검찰이 먼저 증인으로부터 광범위한 보고를 듣고 나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뮬러 특검팀이 매너포트의 정보를 중요하고 신빙성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라이어슨 교수는 예상했다.
그는 "협력 약속은 (자신이 기소된 것과) 같은 사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검사가 관심 있어 하는 모든 주제에 대해 아는 것을 모두 말하겠다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합의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스 왁스먼 전 연방검사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선거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인들에게 제공한 게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를 심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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