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金 '탁구 전설' 모인다…실업리그 '깜짝 이벤트'

입력 2018-09-15 06:55
서울올림픽 金 '탁구 전설' 모인다…실업리그 '깜짝 이벤트'

유남규·현정화·양영자·안재형, 올림픽 30주년 기념 꽃다발

혼합복식 시범 경기 계획…유남규·현정화 '황금 콤비' 재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988년 서울올림픽을 빛냈던 '탁구 레전드' 유남규, 현정화, 양영자, 안재형 등 4명이 오는 18일 개막하는 '미래에셋대우 2018 실업탁구리그'에서 뜻깊은 자리를 가진다.

올해는 탁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30주년으로, 프로화를 꿈꾸는 한국실업탁구연맹(회장 김찬)이 전체 기업 팀이 참가하는 실업리그를 다시 여는 해다.

실업연맹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남녀 복식에서 나란히 중국을 넘어 금메달을 사냥했던 여세를 몰아 그해 프로의 전 단계의 세미프로리그를 발족시켰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대회를 이어가지 못한 채 다시 실업리그를 띄우게 됐다.

지난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와 7월 코리아오픈에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면서 탁구가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이번 실업리그는 남자부의 삼성생명, 미래에셋대우, KGC인삼공사, 국군체육부대, 보람 할렐루야, 한국수자원공사 등 6개 팀과 여자부의 삼성생명, 대한항공, 미래에셋대우, 포스코에너지, 한국마사회 등 5개 팀이 총출동한 가운데 18일 경기도 구리시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남녀부 풀리그를 치르며, 1, 2위 팀이 10월 2일부터 3전 2승제로 챔피언을 다툰다.

18일 개막식 때는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탁구 전설들이 참가하는 특별 이벤트도 준비했다.

서울올림픽 때 남자단식에서 선배 김기택을 결승에서 3-1로 꺾고 정상에 올랐던 유남규(삼성생명 여자팀 감독)와 여자복식 '금메달 콤비'인 현정화(한국마사회 감독), 양영자, 유남규와 함께 남자복식을 합작했던 안재형(전 여자대표팀 감독)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서울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해 이들 탁구 레전드 4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아울러 유남규-현정화, 안재형-양영자가 혼합복식 조를 이룬 깜짝 이벤트 경기를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유남규와 현정화는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 때 호흡을 맞춰 혼합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던 '황금 콤비'였다.

또 안재형과 양영자는 직전 대회였던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사냥했다.



당시 뉴델리 대회 때는 현정화-양영자 콤비가 여자복식 금메달, 유남규-안재형 듀오가 남자복식 동메달을 수확했는데, 이번 이벤트 대회에서는 환상 듀오들이 '적'으로 만나는 셈이다. 이벤트 경기를 몇 점, 몇 세트로 할지는 곧 결정된다.

실업연맹 전무를 맡은 유남규 감독은 "서울올림픽 우승 당시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30년이 흘렀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1968년생으로 1988년에 선수로 금메달을 따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대표팀 코치로 참가했다. 서울올림픽 30년이 되는 올해에는 지도자로서 실업리그의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어 "내가 부산남중 3학년이던 열여섯에 국가대표가 돼서 20살에 서울올림픽을 금메달을 땄다"면서 "딸 예린(12세)이가 열여섯이 되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스무 살이 되는 2028년 LA 올림픽에서는 아빠의 뒤를 이어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정화 감독도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현 감독은 "서울올림픽 때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 우승을 위해 정책적으로 만들어진 복식조여서 금메달을 딴 후 '태극마크를 달고 임무를 완성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금은 서울올림픽 멤버들이 앞장서 실업리그와 한국 탁구의 도약을 위해 뛸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업리그에서는 탁구 동호인들이 좋아하는 복식 경기를 첫 게임에 배치한 '1복식 4단식'으로 박진감을 높였고, 단체전 경기 시간도 2시간 안에 끝내도록 조정했다.

실업탁구 리그는 KBS N 스포츠와 ISPO TV를 통해 매일 1, 2경기씩 중계될 예정이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