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난민캠프 비워라…EU, 시리아인 '엑소더스' 대비
시리아군 공격 임박에 그리스 난민캠프서 3천명 이주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시리아 반군의 최후 거점인 이들립에 대한 정부군의 전면 공습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럽연합(EU)이 현지 주민들의 '엑소더스'(대탈출)에 대비하고 있다.
EU가 그리스 섬의 캠프들에 수용 중인 난민 수천 명을 수주 내에 이동시키는 방안을 그리스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북서부의 터키 접경지인 이들립을 끝내 공격할 경우 현지 주민들이 그리스로 밀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캠프에서 미리 공간을 확보해두려는 계산에서다.
EU의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난민담당 집행위원은 다음 주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를 포함해 그리스 고위 관리들을 만나 우선 3천 명을 이주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취약층과 이미 망명 신청을 한 사람들 위주로 본토로 옮겨 수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한 EU 외교관은 "(수용자) 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그리스에 대규모로 밀려오면 여유 공간이 없어 매우 골치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과 피란민을 합쳐 약 30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립의 안팎은 긴급 상황이다.
이번 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시리아 정부군과 동맹 세력의 지상 및 공중 공격으로 이들립에서 벌써 3만여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군의 공격이 본격화하면 피란민은 80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하면서 '21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앙'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 섬의 난민캠프들은 망명 심사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포함해 여러 이유로 이미 수용자들로 포화상태다.
비정부기구(NGO) 단체들은 13일 단지 6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들에 1만7천 명 이상이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에게 해 레스보스 섬에 있는 그리스 최대 '모리아' 캠프에는 적정 수용 인원인 3천100명의 2배를 훨씬 웃도는 8천300명이 수용되면서 쓰레기가 넘치고 하수관도 망가져 위생상태가 극히 열악한 실정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미 일부 망명 신청자들을 본토로 옮겼으며 EU 측에 자금을 포함해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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