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무산 위기…이용섭 시장 노동계 참여 호소

입력 2018-09-14 15:01
'광주형 일자리' 무산 위기…이용섭 시장 노동계 참여 호소

기자회견 자청 "현대차도 노동계의 참여 없이는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 강조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이 노동계의 불참으로 무산 위기에 놓인 현대차의 합작법인 투자를 통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과 관련해 노동계의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 시장이 '현대차 투자 무산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그동안 노동계의 반발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은 14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계가 우리의 아들딸들과 광주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고 함께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책임감과 시대적 소명의식으로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전임 시장 때 노사민정 대타협을 기반으로 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현대자동차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며 "하지만 이후 광주시가 노동계와 긴밀하게 소통하지 않고 현대차와 협상을 서두르면서 결국 신뢰가 깨졌고, 노동계의 불참과 준비 부족으로 투자협약서 체결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선 7기가 들어섰지만 노동계의 광주시에 대한 신뢰는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 또한 노동계의 참여 없이는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노동계가 요청했던 투자협상 과정에 노동계 참여 보장과 노사민정이 합의한 4대 원칙 준수 등을 모두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광주형 일자리 사업도 지역에서 노사민정이 함께 하지 못하고 더 지체되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시장은 "노동계 관계자분들께 호소를 드린다. 함께 해달라. 벼랑 끝에 선 마음으로 간절히 호소한다"고 마무리했다.

그동안 이 시장은 "8월 안에는 현대차와 투자협약을 매듭지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심하게 반발하는 노동계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협약 체결이 계속 미뤄져 '투자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됐다.

한국노총은 최근 광주시에 공문을 보내 현대차와의 협상 내용을 모두 서면으로 공개하고 협상 과정에 노동계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현재 진행하고 있는 광주시와 현대차의 협상을 광주형 일자리가 아닌 '기업 비위 맞추기'라고 단정하고 노사민정협의회를 탈퇴했다.

민주노총도 현대차와의 협약 추진을 '재벌 특혜'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의 토대가 되는 노사민정에서 핵심인 노조가 반대로 돌아서자 이 시장이 투자 무산을 우려해 뒤늦게 노조에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광주시가 현대차와의 협약을 통해 새로 설립할 자동차 공장에는 자본금 2천800억원, 차입금 4천200억원 등 모두 7천억원이 투입된다.

광주시가 자기자본금의 21%인 590억원을, 현대차가 530억원(19%)을 각각 투자한다.

나머지는 투자유치를 통해 조달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광주시는 신설법인이 공기업으로 분류되는 것을 막고자 직접 투자 대신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자본금을 우회 투자한다.

위탁생산 차종은 배기량 1천㏄ 미만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결정됐다.

광주시는 10만대 생산규모의 공장을 설립하면 간접고용을 포함해 모두 1만5천여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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