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의 고민…문성민도 아깝고, 전광인도 아깝고

입력 2018-09-14 14:46
최태웅 감독의 고민…문성민도 아깝고, 전광인도 아깝고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전광인을 영입하고,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던 크리스티안 파다르를 지명했다.

2017년 우승 멤버 문성민, 신영석, 여오현 등에 파다르와 전광인까지 더해지면서 막강한 전력이 완성됐다.

시즌 막바지에는 군에서 제대하는 국가대표 센터 최민호도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한 현대캐피탈은 그러나 모의고사 격인 한국배구연맹(KOVO)컵에서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9일 OK저축은행과 첫 경기에서 파다르-문성민-전광인의 초호화 삼각편대가 상대 코트를 폭격하며 3-0 완승을 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한국전력에 1-3으로 덜미를 잡힌 데 이어 13일에는 KB손해보험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힘겹게 준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KB손보전에서는 먼저 두 세트를 빼앗겼고, 4∼5세트 모두 듀스 접전을 벌이며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OK저축은행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수비의 문제가 서브가 강한 한국전력, KB손보전에서는 여실히 드러났다.

파다르, 문성민, 전광인은 공격력에서는 각자 어느 팀에서든 주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지만 함께 모이면 서브 리시브와 수비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리시브가 불안해도 세터가 어느 정도 받쳐주면 공격의 톱니바퀴가 돌아갈 수 있지만, 주전 세터 노재욱(한국전력)이 전광인의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그 자리를 이어받은 세터 이승원은 흔들리는 리시브와 함께 흔들렸다.



KB손보전에서 1∼2세트를 힘없이 내준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3세트 이후부터 삼각편대를 해체했다.

수비형 레프트 박주형을 투입해 문성민-박주형, 전광인-박주형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리시브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현대캐피탈은 3세트부터 분위기를 바꿔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경기 뒤 "플랜A는 파다르-문성민-전광인 3명이 함께 뛰는 것인데 장단점을 찾고 있다. 솔직히 오늘처럼 플랜B를 우리가 해야 할 것 같다. 문성민-박주형이냐, 전광인-박주형이냐의 갈림길에 있다"고 했다.

그는 "문성민, 전광인 둘 다 뛰었을 때가 플랜A지만, 결국에는 이번 시즌 우리 팀 키플레이어는 박주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보상선수 명단에서 노재욱을 묶는 게 낫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상태에서는 (리베로) 여오현을 안 뺏긴 게 정말 컸다"고 했다.

그 정도로 최 감독 역시 팀의 수비력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파다르, 문성민, 전광인 3명을 동시에 뛰게 하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파다르 영입으로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옮긴 문성민이 계속 서브 리시브에서 고전한다면 결국에는 문성민이 박주형의 백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팀의 간판선수인 문성민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최 감독으로서는 무척이나 힘든 결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FA로 영입한 전광인을 묵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 감독은 리그 최강의 삼각편대를 가진 게 되레 부담스럽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부담감은 엄청나다"며 "하지만 그 부담감마저 이겨내 보겠다"고 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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