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소방관대회] 화재진압·구조 기술·체력 겨루는 '최강소방관' 시작
25kg 물통 들고 4층 오르기·70㎏ 인체 더미 들쳐메고 달리기 등
(음성=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전 세계 소방관들의 축제인 2018 충주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14일 오전 이 대회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최강소방관' 경기가 시작됐다.
이날 충북 음성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소방장비센터에서 시작된 '최강소방관' 경기는 말 그대로 전세계 '최강' 소방관들이 화재진압, 인명 구조와 관련된 기술과 체력을 겨루는 자리다. 선수들은 극한 상황을 설정하고 마련된 4단계 코스를 빠르게, 감점 없이 완주해야 한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선수들은 방화복과 헬멧, 산소통을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섰다. 선수들이 짊어진 기본 복장 무게만 10kg이 훌쩍 넘는다.
1단계 코스는 화재 진압에 필요한 소방 호스를 다루는 기술을 평가했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선수들은 소방 호스 2개를 재빨리 소방차 물 공급장치에 연결한 뒤 호스를 들고 전력 질주했다. 화재 진압 후 호스 2개를 다시 말아 정리하는 것까지가 1단계 코스다.
잠시 숨을 고른 선수들은 이제 무게와 싸우기 시작했다. 5kg 해머로 장애물을 쳐 정해진 거리까지 옮긴 뒤 물이 가득 든 25kg 물통을 양손에 들고 달렸다. 반환점을 돌아 물통을 정해진 장소에 내려놓은 선수들은 70kg 무게의 인체 모양 더미를 어깨에 들쳐메고 달리기 시작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한 소방관은 "평소 연습할 때 20kg 정도 더미를 이용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데 70kg면 대단한 수준"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선수들은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몸을 옮겼다. 더미를 내려놓은 선수들 앞에는 4m 높이의 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로프를 이용해 벽을 올라야 2단계 코스가 끝난다. 그러나 일부 선수는 이미 힘이 빠진 데다 비까지 내리면서 미끄러웠던 탓에 결국 여러 차례 시도에도 벽을 오르지 못하고 시간 초과로 실격 처리돼 관람객들을 안타깝게 했다. 한국 선수 중 한 명은 벽을 오르다 떨어져 허리를 다치기도 했다.
3단계 코스 역시 무게와의 싸움이다. 20kg 무게의 사다리 2개를 펼친 선수들은 다시 25kg 물통을 들고 4층 높이 건물을 오르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한 걸음 옮기기도 쉽지 않겠지만 일부 선수는 두 계단씩 성큼성큼 뛰어올라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마지막 코스는 계단 빨리 오르기였다. 아파트 15층 높이 건물을 계단을 이용해 빨리 올라가는 경기에서는 한국의 김혁진 선수가 1분 5초대 기록을 세워 박수를 받았다.
이날 40여명이 경기에 참여했으며 16일까지 150여명이 경기를 마친 뒤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단계별로 완주 소요 시간을 합산해 가장 짧은 시간에 모든 코스를 마친 선수가 챔피언 벨트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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