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TO 중심 자유무역 수호해야"…대미 연합전선 구축하나

입력 2018-09-14 10:52
中 "WTO 중심 자유무역 수호해야"…대미 연합전선 구축하나

왕이, 트럼프 WTO탈퇴 위협에 "보호주의 반대하고 개도국 권익 보호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든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겨냥해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자유무역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날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분쟁 해결기구인 WTO 탈퇴를 거론한 가운데 나와 중국이 WTO를 중심으로 개발도상국들을 규합해 미국의 보호주의에 공동 전선을 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전날 베이징에서 프랑스 외교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국제 무역체계 개혁을 거론하면서 "기존의 국제무역체계가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중국은 자유무역의 규칙과 이념을 수호하고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는 세계 각국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며 대다수 국가의 공동 인식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존 국제무역체계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더욱 공평하고 합리적이 되도록 WTO를 포함한 기존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면서 "WTO는 자유무역 견지, 다자무역체계 수호와 보호주의 반대라는 핵심 가치와 기본 원칙을 버려서는 안 되며 시대의 조류와 흐름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개도국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국제 무역체계 개혁의 목적은 세계화의 발전 성과를 공평하게 나누는 것으로 개도국과 선진국 간 격차를 확대하자는 게 아니며 WTO는 개도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WTO 개혁은 개도국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며 협상하는 정신을 버려서는 안 된다"면서 "WTO 개혁은 문제가 매우 복잡하므로 각국이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점차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총장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WT0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이 탈퇴할 수 있다고 위협하자 미국기업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그들(WTO)이 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나는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면서 1990년대에 WTO를 설립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최악의 무역 합의"라고 비난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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