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립학교 3년째 신규 교사 충원 사실상 동결
2016학년도부터 채용 거의 없어…학생 학습권 침해 등 부작용 심각
사립교원 공동전형 무산으로 교육청, 신규채용 승인 중단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지역 사립 초중고교 정규직 신규 교원 충원이 수년째 꽉 막혔다.
광주시교육청이 공동전형에 의한 사립교원 위탁 채용을 요구하고 사학법인은 이를 거부하면서 신규 교사 채용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기간제 교사가 메웠고 현재 사립학교 기간제교사 수는 1천명에 육박해 전체 사립교원 5명 중 1명 이상이 기간제 교사다.
사립학교의 이같은 비정상적인 교원 운용은 학생 학습권 침해와 공립학교 신규 교사 채용 감소로까지 이어지는 등 학교 현장에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이를 해결할 교육청과 사학법인협의회의 위탁 채용 협상조차 최근 결렬돼 지역 교육계의 이 같은 시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광주 사립학교 신규채용은 2016학년도부터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14·2015학년도에 각각 109명·114명을 채용했지만 2016학년도에는 고작 4명에 그쳤고 2017학년도에도 16명을 뽑는 데 그쳤다.
이같은 채용 인원 급감 이유는 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원 채용방식을 바꾸자고 사학들에게 요구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사학 자율에 맡겼던 교원 채용을 교육청이 위탁받아 공동전형으로 하겠다고 제안했다.
채용비리를 막겠다는 것이 취지였지만 사학법인협의회는 "일부 사학의 문제를 전체에게 덮어씌워 사학 고유권한을 없애버리려고 한다"며 반발했다.
양측은 이견을 좁히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교육청의 사립학교 신규채용 승인 중단도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사학법인회 관계자는 "공동전형을 놓고 교육청과 사학간 협의가 진척을 보지 못해 학교 교원 운용은 물론 학급수와 전체 교원 수 조정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규 충원이 없는 사이 2014∼2018년 광주 사립 중·고 학급 수는 92개 학급이 줄었으며 정규교원 숫자도 507명 감소했다.
신규 교사를 채용해야 할 빈자리는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가 대신 채웠다.
2014년과 540명이었던 사립 중·고 기간제 교사는 이후 매년 급증해 2017년 690명, 올해는 1학기 말 현재 905명으로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중학교 189명, 고등학교 581명 사립특수학교 29명, 사립초 10명, 대체 기간제 150명 등이다.
특히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의 경우 4년 전 374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64%나 폭증한 상태다.
정규교원의 질병·출산·육아 휴직을 대신하는 대체 기간제 교사 수까지 고려하면 실제 기간제 교사 수는 1천명을 웃돌 것으로 사립학교들은 추정하고 있다.
신규 교사 채용 중단과 기간제 교사 급증으로 인한 부작용은 사립학교 곳곳에서 나타났다.
고용이 불안정한 기간제교사 수업의 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학생 학습권이 침해받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간제교사의 잦은 이직은 학생과 교사 간 신뢰 하락과 함께 생활·학습지도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립학교 학급수 감소 등으로 발생한 과원 교사의 공립학교 순환근무 등으로 공립 교사의 신규 임용 인원까지 줄어들게 하고 있다.
한 사립 고등학교 관계자는 "한 학교에 기간제 교사가 30여 명에 달하는 곳도 있다 정규교원과 불필요한 갈등 야기 등 부작용이 한둘이 아니다"며 "이 모든 부작용의 피해는 결국 학생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교육청은 사립학교 공동전형·위탁 채용 논의를 마무리하지 않고서는 신규채용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간제교사도 숫자가 유독 많은 학교가 일부 있지만, 광주 전체 사립학교 기간제교사 비율은 23%로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6개 사학법인이 지난해 위탁 채용 시범 운영에 참여해 신규채용을 했던 점도 강조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2016학년도부터 갑자기 신규채용이 줄어든 것은 관련법 시행령이 개정돼 채용 과정이 까다로워진 면도 있다"며 "채용비리 근절과 공공성 확보라는 대원칙에는 모두 동의하는 만큼 조속히 성과를 거둬 신규채용도 정상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