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차관 "남북정상회담 성공 희망…北비핵화 조치 기다려"
"안보리 제재 완화 위해 北이 실질적·구체적 조치 보여줘야"
"브렉시트 후 한영관계,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사이먼 맥도널드 영국 외무차관은 13일 "영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적극 지지하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희망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맥도널드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저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18∼20일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우리 정부의 비핵화·평화구축 노력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하자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는 매우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주 하려는 것(정상회담)과 같은 관여도 중요하지만, 북한 정권에 대한 경험을 돌이켜보면 압박도 효과가 있다. 그래서 관여와 제재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해제의 조건이 뭐냐는 질문에 "비밀리에 핵 개발을 해온 역사가 있는 북한은 완화나 해제를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tangible and concrete)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도널드 차관은 "영국은 이런 조치를 기다리고 있고, 조치는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안보리에서 북한과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면서도 "다만 아직 북한은 (자국의) 비핵화 보다는 남쪽의 비핵화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영국의 역할과 관련해 안보리에서의 논의, 비핵화 전문가의 기술 지원, 평양 영국대사관의 정보 제공 등을 거론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북한에 영국으로의 핵탄두 50% 반출을 제안했다는 보도 등 구체적 협상 사항에 대해서는 "북미 간의 사안"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맥도널드 차관은 북미 간 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접근법을 택하고 있다"면서 "평가는 이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로 미국 내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 언급, "읽지는 못했지만 분석은 봤다. 무엇이 사실이고 거짓인지 밝혀지려면 오래 걸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강하지만 미국이 한 사람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맥도널드 차관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 영국 내에서 혼란이 있는 것 같다는 물음에 "영국은 민주 국가이고, 다양한 논쟁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지금은 카오스(chaos·혼란)라기보다는 협상이 진행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해도 한국과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것이 영국의 최우선 사안의 하나이고, 한영 간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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