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中日에 "도쿄·베이징 남북 단일팀에 지지해달라"(종합)
日서 한중일 스포츠장관 회의…"스포츠 통해 동아시아 평화 공존"
'평창선언' 구체화한 '도쿄행동계획' 채택…"평창 노하우, 도쿄·베이징과 공유"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회 한중일 스포츠장관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에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에 더 많은 남북한 단일팀을 보내고 싶다고 알리며 지지를 요청했다.
도 장관은 이날 도쿄 시내 뉴오타니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스포츠장관회의 후 기자들에서 "중국과 일본에 우리(한국)는 도쿄 올림픽과 베이징 올림픽에 (평창 올림픽 때보다) 더 많은 단일팀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과 일본에 이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며 "2030년 혹은 2034년 월드컵의 남북한, 일본, 중국 개최를 추진할 생각도 알렸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은 가오 즈단(高志丹) 중국 국가체육총국 부국장,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문부과학상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진 평창 올림픽의 뜻을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이어나가자고 제안했다.
도 장관은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사상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참가하면서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낼 수 있었다"며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이 군사적 대결을 멈추고 평화적 교류를 시작할 수 있었고, 동북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육체의 가장 빛나는 최고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올림픽이고, 육체의 가장 참혹한 파괴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 전쟁"이라며 "전쟁을 멈추고 평화로 나아가자는 뜻으로 시작된 올림픽의 가치를 2018년 평창에서 도쿄와 베이징으로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한중일 스포츠장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스포츠를 통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평화적 공존에 노력하기로 하는 한편 2016년 1회 회의에서 합의한 '평창선언'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도쿄행동계획'(Tokyo Action Plan)을 채택했다.
이 행동계획에 따라 3국은 체육 교류를 통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평화적 공존과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으며, 여성,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인적 교류, 동계스포츠와 생활체육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체육 지도자 간 교류도 늘려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중일에서 개최되는 국제경기에 선수들의 참여를 장려하는 한편 3국 도시 간의 스포츠 교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했다.
한중일은 이와 함께 국제 도핑 검사관 사이의 교류를 확대하고 교육과 모범사례 등도 공유하기로 했다.
이날 체택된 도쿄행동계획에 대해서는 매년 3국 과장급이 참가하는 회의를 개최해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한국은 이날 회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노하우를 2020 도쿄 하계올림픽조직위원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나누기로 약속했다.
회의에서 하야시 일본 문부과학상은 "한중일 3국에서 올림픽이 릴레이로 개최되는 기회에 아시아의 리더로서 상호 협조하고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실현을 이끌어 내자"고 밝혔다.
가오 중국 국가체육총국 부국장도 "스포츠 교류를 강화해 각국 국민 사이의 우정을 심화시키자"고 말했다.
한편, 도 장관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18~20일 열릴 예정인 3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통일농구경기대회, '가을이 왔다' 공연 등 체육과 문화 분야에 남북한이 논의를 진척시킬 현안이 많다"며 "도쿄 올림픽에서 어떤 종목의 단일팀 구성이 가능한지도 의제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전날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에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와 2030년 혹은 2034년 월드컵의 남북한·일본·중국 공동 개최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 장관은 이와 관련해 "스포츠 교류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가 구축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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