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손흥민, 만원관중 앞에서 보여준 '월드클래스' 위엄

입력 2018-09-11 21:58
수정 2018-09-12 13:43
지치지 않는 손흥민, 만원관중 앞에서 보여준 '월드클래스' 위엄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올해 비시즌 기간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경기에 뛰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소속팀의 프리시즌 경기, 대표팀의 평가전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땀을 흘렸다.

워낙 많은 경기를 소화하다보니 한편에선 '손흥민이 다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엔 휴식 없이 귀국해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뛰었다.

혹사 논란은 거세졌다. 영국 외신들은 손흥민의 올해 출전 기록을 전하며 "너무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 평가전을 앞두고는 '이제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이 빗발쳤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도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격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아시안게임 못지않게 최선을 다해 달렸다.

상대 진영을 쉬지 않고 파고들어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번번이 슈팅이 골대를 빗나가자 누구보다 아쉬워하며 땅을 쳤다.

그는 수비까지 가담했다. 전반 33분 한국 페널티 지역까지 내려와 상대 선수의 공을 빼앗으며 결정적인 위기를 벗어나는 데 한몫했다.

손흥민이 평가전에서조차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힘이 든 건 사실이지만, 힘든 티를 내고 싶지 않다"라며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새로 오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대충 뛰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그는 자기 말처럼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소화하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승부도 0-0 무승부로 끝났지만, 손흥민은 박수받기에 충분한 플레이를 펼쳤다.

손흥민은 이제 잉글랜드로 돌아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다시 소화한다. 토트넘은 15일 리버풀과 홈 경기를 치른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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