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최대 난민캠프, 열악한 위생 우려로 폐쇄 위기
"레스보스 섬 모리아 난민캠프, 환경개선 조치 없으면 내달 운영 중단"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에게 해 레스보스 섬에 위치한 그리스 최대 난민캠프가 열악한 위생에 대한 우려로 폐쇄 위기에 처했다.
레스보스 섬이 속한 북에게 주의 크리스티아나 칼로기루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레스보스 섬의 보건 당국은 모리아 난민캠프가 공중 보건과 환경에 부적합하고 위험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중앙 정부의 환경 개선 조치가 없을 경우 다음 달 난민캠프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칼로기루 주지사는 공중 보건 담당 조사관들이 모리아 캠프 내에서 통제 불가능한 양의 쓰레기와 함께 망가진 하수관, 흘러넘치는 쓰레기통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적정 인원을 훨씬 초과한 난민들의 생활 구역은 제대로 청소가 안 돼 전염병 위험마저 큰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의 이민장관과 모리아 난민캠프 운영 책임자 앞으로 보낸 이 성명에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30일의 여유를 주겠다"며 "기한이 만료되면 모리아 난민캠프의 운영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그리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모리아 난민캠프에는 현재 적정 수용 인원인 3천100명의 2배를 훨씬 웃도는 8천300명의 난민이 수용돼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지난 달 이곳의 상황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그리스 정부에 일부 난민들의 본토 이송을 요구하는 등 난민캠프의 과밀화 해소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터키와 가까운 레스보스 섬에는 지중해 난민 위기가 절정에 달한 2015년에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을 떠난 난민 약 100만명이 배를 타고 도착했으나, 2016년 3월 유럽연합(EU)이 터키와 난민송환 협정을 맺은 이후에는 난민 행렬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비록 숫자는 적지만, 최근에도 터키를 출발해 섬에 들어오는 난민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난민 자격 심사가 늦어지며 난민 대다수가 섬에 발이 묶인 터라 모리아 난민캠프의 과밀화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