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 국민훈장 무궁화장 받는다

입력 2018-09-11 11:00
'1세대 인권변호사' 한승헌, 국민훈장 무궁화장 받는다

13일 사법부 70주년 행사서 수상…'긴급조치 무죄판결' 故이영구 판사는 모란장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1세대 인권 변호사'로 불리는 한승헌(84) 전 감사원장이 사법부 70주년을 맞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한다.

대법원은 13일 오전 11시 대법원 청사2층 중앙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사법부 7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전 감사원장이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는다고 11일 밝혔다.

한 전 감사원장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 인권변호사로서 수많은 시국사건 변호를 맡는 등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헌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노무현 정부 시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으로서 사법개혁과 사법부의 탈권위화를 위해 노력하고, 기존 사법관료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며 사법부의 독립과 법치주의 확립의 기틀을 마련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한 전 감사원장은 '동백림 간첩단' 사건, 김지하 시인의 '오적' 필화사건 등을 변론하는 활동으로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도 불린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때는 공범으로 몰려 투옥되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1999년 감사원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에 선거 캠프의 통합정부자문위원단장으로 활동했다.

1975년 '유럽 간첩단 사건'으로 사형당한 김규남 의원(1929∼1972)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구속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법원은 지난해 6월 이 사건에 대한 재심을 통해 한 전 감사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 전 감사원장 외에도 고(故) 이영구 판사와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 이영구 판사는 박정희 정부 시절 긴급조치 위반사건의 재판을 맡아 유일하게 무죄를 선고한 인물이다. 이 판결 후 지방으로 좌천된 후 스스로 법관직을 사임했다.

김 교수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관한 정책수립과 법 제·개정 모색 및 여성운동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연구서를 발간해 성희롱 문제에 대한 법적·제도적 해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이진성 헌재소장 등 각계 주요인사와 전직 대법원장, 대법관, 국민대표, 법원 가족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오후 2시부터는 대법원 청사 401호 회의실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을 주제로 기념 학술대회가 열린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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