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준공영제 추진할 '광역교통위' 내년 2월 가동

입력 2018-09-11 05:01
수정 2018-09-11 06:17
버스 준공영제 추진할 '광역교통위' 내년 2월 가동

특별법 개정안 발의…광역 교통에 국고투입 근거 마련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버스 준공영제 도입이나 광역버스 노선 조정 등 광역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기구인 광역교통위원회가 내년 2월 가동된다.

당초 정부가 추진한 광역교통청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돼 정책 합의 과정에서 진통이 있을 수 있으나, 광역 교통에 국고를 투입할 근거가 마련됐고 각종 사업이 구속력 있게 추진될 수 있게 됐다.

11일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지난 7일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국토부는 물론 정당 간 합의도 이미 끝낸 내용으로, 오는 12일 상정돼 14일 국토교통위에 이어 내주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교통위원회는 대도시권 광역 교통 업무를 수행하는 국토부 소속 기관으로 정의됐다.

위원회는 버스 준공영제 도입이나 광역버스 노선 조정,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및 환승센터 설치 등 광역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결정하게 된다.

차관급이 위원장으로 임명되고 중앙정부 고위공무원과 지자체 부단체장 등 30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대도시권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대도시 권역별 위원회도 운영할 수 있다.



광역교통위원회는 지방보다는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의 고질적인 광역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됐다.

지금도 이와 비슷한 수도권교통본부가 운영되고 있으나 조합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사업을 추진해도 구속력이 없다.

일례로 수도권교통본부가 중심이 돼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가 함께 청라∼강서 BRT(2013년 7월 개통)를 건설했으나, 이후 수요 예측 잘못으로 운영 적자가 나게 되자 파행 끝에 인천시가 운영을 떠안은 바 있다.

앞으로는 광역교통위원회에서 결정된 광역 교통 사업은 법적 구속력을 갖게 돼 지자체 간 합의한 내용은 지켜야 한다.

특히 버스 준공영제 등 광역 교통 사업에 대해 국고가 투입될 근거가 마련됐다.

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의 권한을 규정한 개정안 제9조는 '위원장이 위원회의 예산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국가재정법' 제6조에 따른 중앙관서의 장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가보조금법에 의해 지자체 버스 업무 등에 중앙정부가 보조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광역버스 사업 등에 국고 투입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원래 대선 공약으로 국토부 산하 독립 외청인 광역교통청을 신설하려 했으나 지자체와 행정안전부 등의 의견을 반영해 광역교통위원회를 만드는 안으로 수정했다.

광역교통청은 청장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독임제이지만 광역교통위원회는 지자체 등과 합의를 통해 사안을 결정하게 된다.

앞서 작년 광역교통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올라갔으나 여러 이견으로 진통을 겪으며 통과가 지연됐다.

광역교통위원회는 내년 2월부터 가동된다.

법안이 통과돼 공포되면 국토부 내에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설치준비단이 설치돼 조직을 구성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광역교통위원회가 하게 될 대표적인 사업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버스 준공영제 도입이다.

앞서 국토부는 근로시간 단축의 여파로 빚어진 버스 파행 운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 준공영제 전국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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