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즐기던 파리 시민들 흉기난동범 제압…더 큰 참사 막아
아프간 출신 31세 남성 공원서 무차별 흉기 공격…7명 부상
강변에서 쇠공놀이 즐기던 시민들, 쇠공 던지며 쫓아가 제압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시내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일요일인 지난 9일 밤(현지시간)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 7명이 부상했으나 시민들의 용기 있는 진압으로 더 큰 참사를 면했다.
10일 파리 경시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께 파리 동북부인 19구의 라빌레트 공원 인근 상업지구에서 괴한이 흉기와 쇠파이프로 갑자기 행인들을 무차별 공격했다.
사건 당시 괴한이 휘두른 25∼30㎝ 길이의 흉기에 찔려 영국인 관광객 2명과 이집트인 1명 등 모두 7명이 다쳤으며 이 가운데 4명은 중상이고 특히 한 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가을밤 강변에서 야외 피크닉을 즐기던 관광객과 시민들이 표적이 됐다.
현장은 라빌레트 공원 인근의 센강 지류의 대로변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곳은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필하모니 드 파리 등 대형공연장이 있는 데다 강변 공원이 조성돼 있어 밤에도 산책하러 나오는 시민이 적지 않다.
이곳에서 갑자기 괴한이 흉기를 휘두르며 무차별적으로 행인을 공격하자 평화롭던 파리의 가을 밤거리는 일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일부 침착한 시민들이 용기를 내 범인에게 달려들어 제압,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강변에서 프랑스의 전통 쇠공놀이인 페탕크를 하던 5명의 시민은 비명에 놀라 혼비백산했지만, 일제히 범인에게 쇠공을 던지며 쫓아가 범인을 붙잡았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범인은 이미 이들이 던진 쇠공에 맞고 쓰러졌고 흉기와 쇠파이프를 빼앗긴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범인을 제압하는 데 가담한 알제리 출신의 남자는 일간 르 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범인이 약에 취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범인은 31세의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일단은 테러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수사를 개시했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은 브리핑에서 현장에서 범인을 제압한 시민들의 결단력과 용기에 경의를 표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15년 1월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파리 시내 편집국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이후 지금까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크고 작은 테러로 240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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