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 모델된 멸종위기 앵무새, 실제 야생서도 멸종
애니메이션 '리오' 모델 스픽스 마코 앵무 "2000년에 이미 죽어"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리오'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주인공 앵무새의 모델 종이 실제 야생에서도 멸종했다고 CNN과 신화통신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조류보호단체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에 서식하는 스픽스 마코 앵무를 멸종이 확인되거나 멸종했을 가능성이 높은 8종 가운데 하나로 추가 분류했다.
보고서는 이 앵무가 서식지 훼손으로 인해 멸종한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2011년 20세기 폭스사가 배급한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리오'는 주인공 스픽스 마코 앵무 '블루'가 지구상에 단 1마리 남은 야생 암컷 '쥬엘'을 찾아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브라질로 향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영화 줄거리와 관련해 CNN은 "보고서에 따르면 '쥬엘'로 표상화된 야생종의 마지막 개체가 이미 2000년께 죽었을 것이기 때문에 영화는 사실상 11년이나 늦게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몸집이 크고 화려하며 파란색 깃털이 특징인 스픽스 마코 앵무는 야생에선 멸종했지만, 현재 60∼80마리가 사육시설에서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의 수석 과학자이자 이번 보고서의 주 저자인 스튜어트 부차트는 근래의 조류 멸종 위기는 대륙에서의 산림벌채 등 인위적인 서식지 파괴가 불러온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섬에서 서식하던 야생종이 사냥이나 외래 침입종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했던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보고서는 스픽스 마코 앵무를 포함해 브라질 등 남미대륙을 주 서식지로 둔 야생동물 5종이 멸종됐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로써 대륙에서 멸종 종의 숫자가 처음으로 섬 지역을 넘어서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학술지 '생물보존'(Biological Conservatio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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