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주지사 등 선출 지방선거 실시…"여당 압승 예상"(종합)
푸틴 측근 모스크바시장 연임 유력…전국 도시서 연금 개혁 반대시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전역에서 9일(현지시간) 시장, 주지사 등의 지방정부 수장과 지방의회 의원, 여러 수준의 공직자들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실시됐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선거에선 22개 지역의 지방정부 수장과 16개 지역 지방의회 의원 등이 선출된다.
투표는 지역별로 오전 8시에 시작돼 오후 8시 마감될 예정이다.
지난 3월 대선에서 4기 집권에 도전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76% 이상의 득표율로 대승을 거둔 이후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큰 승리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서는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통합러시아당 소속인 현직 시장 세르게이 소뱌닌이 70%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대 야당인 공산당 소속 후보 등을 포함해 4명의 다른 후보가 나섰지만, 인지도가 워낙 낮아 소뱌닌의 경쟁자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소뱌닌은 2013년 선거에서 51%의 득표율로 27%를 얻은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된 바 있다.
다른 지역 선거에서도 다수의 여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으로 집회·시위법 위반죄로 수감 중인 나발니는 지방 선거일을 맞춰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나발니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18년 동안 푸틴과 그의 정부는 예산을 도둑질하고 그것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들에 낭비했다. 이제 돈이 고갈되자 수지를 맞추기 위해 연금을 훔치려 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시위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 러시아 전역의 수십 개 도시에서 연금 개혁 반대시위가 열렸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전했다.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베리아 도시 예카테린부르크·톰스크·노보시비르스크·이르쿠츠크 등과 극동의 하바롭스크, 블라디보스토크, 유즈노사할린스크 등에서 시위가 열렸다.
모스크바에서는 시내 푸슈킨 광장에서 경찰 추산 약 2천명의 시민이 연금 개혁 반대 시위를 벌였다.
모스크바를 비롯한 대부분의 도시에서 시위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가운데 벌어졌고, 시위 도중 참가자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앞서 지난 6월 정년과 연금수급 연령을 남성은 60세에서 65세로, 여성은 55세에서 63세로 단계적으로 늘리는 연금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련 시절인 1930년대부터 유지해온 현 정년 연령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정부 재정 운용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연금법 개혁안에 대해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저항 분위기가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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