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노린 '가짜 해녀' 사실로…어촌계장 등 3명 입건
울산해경, 대기업 삼형제·90대 노인 등도 등록 확인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각종 어업 보상금을 노린 '가짜 해녀'가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울산시 울주군 한 어촌계를 압수수색한 해경이 어촌계장 등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7일 울산해양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울주군 한 마을 어촌계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마을 주민이 허위로 해녀 등록을 해 각종 보상금을 타내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또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서류를 분석한 결과 가짜 해녀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삼형제가 모두 해녀로 등록된 집이 있는가 하면, 고등학생이나 거동이 불편한 90대 노인이 해녀로 등록돼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아무도 살지 않는 폐가에 해녀 2가구가 사는 것으로 등록해 보상금을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 마을엔 100여 가구가 사는데, 등록된 해녀는 1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경은 울주군 서생면과 온산읍 일원에서 해녀 보상금 허위·과다 수령 사례가 얼마나 있는지 내사를 벌였다.
해경은 이 과정에서 한 어촌계의 혐의 사실을 특정하고 수사로 전환했다.
최근 어촌계 사무실과 어촌계장 집 등을 압수수색해 두 박스 분량에 이르는 회계 장부와 작업일지 등 각종 서류를 확보했다.
해경 관계자는 "실제 해녀는 극히 일부고, 대다수가 이름만 등록된 해녀"라며 "현재까지 입건된 어촌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해녀로 허위 등록한 마을 주민들 역시 사기죄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다"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에는 현재 등록된 해녀가 8개 어촌계에서 총 1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제 활동 중인 해녀의 2배가 넘는 수치로 추산되고 있다.
이 지역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온배수 배출에 다른 보상금과 해양수산부의 울산신항 공사에 따른 어장피해 보상금 등 어업권 손실 보상액이 건당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이 각종 보상금을 노리고 허위로 해녀 등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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