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스파이 독살시도 사건' 용의자 발표로 러 루블화 추락
달러·유로 대비 환율 모두 뛰어…"대러 추가 제재 우려 때문"
달러 대비 루블화, 2016년 4월 이후 첫 69루블 넘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영국 검찰이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암살시도 사건의 용의자로 러시아군 정보기관 소속 장교 2명을 지목해 기소한 것과 관련 6일(현지시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가 또다시 흔들렸다.
스크리팔 사건에 대한 러시아 책임론이 다시 부상하면서 서방의 대러 추가 제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201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69 루블선을 넘어섰다. 루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69.64루블까지 뛰었다.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도 올해 4월 이후 처음으로 80루블 선을 넘어 최대 80.85 루블을 기록했다.
러시아 최고의 경제 전문가 가운데 한 명인 알렉세이 쿠드린 감사원장은 "루블화의 높은 불확실성이 새로운 대러 제재에 대한 예상과 스크리팔 사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는 와중에 영국 당국이 스크리팔 사건의 용의자로 러시아군 정보기관 장교들을 지목하면서 제재 부과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강도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루블화 환율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전날 하원에서 스크리팔 사건 조사 진행 경과 등을 설명하면서 2명의 용의자가 러시아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장교들이라고 주장하면서 "러시아는 정부 기관 중 하나인 GRU의 무모하고 충격적인 행위에 대해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달 초순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스크리팔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1991년 제정된 '생화학 무기 통제 및 전쟁종식법'(CBW Act)에 따라 대러 추가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신규 제재 1단계 조치는 지난달 말부터 발효했다.
미국은 또 90일 이내에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유엔 조사팀의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대러 외교관계 축소, 러시아 국적 항공사의 미국 취항 금지, 미국 제품의 러시아 수출 전면 금지 등을 포함하는 더욱 강력한 2단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러 추가 제재가 이행될 경우 올해 말까지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75~76루블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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