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강, 올해 김유정문학상 수상
작년 발표한 단편소설 '작별'로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소설가 한강(48)이 제12회 김유정문학상을 받았다.
6일 김유정기념사업회에 따르면 한강은 지난해 겨울 발표한 단편소설 '작별'로 올해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소설은 겨울의 어느 날 벤치에서 잠시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눈사람이 되어 버린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심사위원단은 "단순히 눈사람이 되어버린 어느 여성에 관한 황망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의 경계를 한 꺼풀씩 벗겨 나가며 인간과 사물(눈사람)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 존재와 소멸의 경계를 소설의 서사적 육체를 통해서 슬프도록 아름답게 재현해 놓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이지만, 심사위원들의 눈길이 이 작품에 오래도록 머물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부근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존재와 소멸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경계로 우리를 인도해 준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작가는 수상소감으로 "그녀(소설 주인공)는 녹아 사라졌지만, 아직 녹지 않은 저는 그 질문들을 지금도 끌어안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계에 잠시 머무는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이 세계에서 끝끝내 인간으로 남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천천히,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10월 18일 오전 11시 강원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다. 상금은 3천만원.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