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손자 생일날 귀환…68년만에 가족 품 안긴 6·25 전몰용사

입력 2018-09-06 15:24
수정 2018-09-06 17:42
아들·손자 생일날 귀환…68년만에 가족 품 안긴 6·25 전몰용사

국방부, 통영서 고 김정권 이등중사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



(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6·25전쟁 당시 전사한 고(故) 김정권 이등중사의 유해가 68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일 경남 통영시 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개최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 수습되지 못한 전사자를 찾아 가족에게 되돌려보내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김 이등중사 아들 등 유가족과 국방부, 통영시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에게 김 이등중사의 참전 경로와 유해발굴 과정 등에 관해 설명했다.

또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품(단추, 칫솔, 버클) 등이 담긴 함을 전달하기도 했다.



1928년 경북 의성군에서 태어난 김 이등중사는 피난 중이던 1950년 8월 31일 아내와 아들을 남겨둔 채 국군에 입대했다.

1사단에 배치된 그는 중공군의 거센 공세로 국군이 임진강으로 후퇴할 당시 서울 서북방 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델타방어선전투에 참전했다가 23살에 전사했다.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국방부는 작년 10월 24일 경기도 파주 박달산 170고지에서 국군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발굴했다.



정밀감식과 유가족 DNA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델타방어선전투 당시 전사한 김 이등중사임을 확인했다.

김 이등중사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추후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6·25전쟁 이후 미수습된 유해는 13만3천여 명에 달하며 이 중 1만여 명의 유해가 발굴됐다.

최종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온 유해는 현재까지 128명에 불과했으며 김 이등중사는 129번째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유가족 DNA 확보 인력을 4배로 늘려 유가족 한을 풀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 이등중사의 아들 김형진(69)씨는 "확률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아버지의 귀환"이라며 "국방부로부터 아버지 유해가 확인됐다는 통보를 받은 날짜가 신기하게도 저와 제 아들의 생일인 지난 7월 5일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관계자는 "보건소 등을 방문하면 시료 채취 키트를 이용해 간단하게 DNA 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며 "유가족 중 한 명만 참여해도 발굴되는 유해와 DNA 비교가 가능하니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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