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기소독점 견제하는 검찰시민위원회 아시나요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한 초등학생 1학년이 급식 반찬으로 나온 순대를 뱉어내자 싫어하는 음식도 먹어보라고 재차 순대를 먹게 한 담임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야 할까.
부산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이 사안에 대해 "학대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시민위원 10명 중 9명이 '학기 초 담임이 학부모에게 급식지도 방향을 사전에 고지해 양해를 구했고, 아동 편식 습관을 고치려는 교육방법의 하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부산지검은 심의 결과를 존중해 담임교사에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사 공소제기뿐 아니라 구속영장 청구·재청구 여부, 구속 취소 등을 결정할 때 국민 의견을 직접 반영해 수사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검찰시민위원회가 전국 검찰청에서 열리고 있다.
2010년 7월 시작돼 8년째 시행되는 검찰시민위원회인데 비공개 회의인 탓에 아는 이가 많지 않다.
검찰시민위원회는 논란이 될 만한 일반 형사사건부터 공안·특수분야 등 사회적 이목을 끄는 중요 사건도 다룬다.
주부, 마트 판촉사원, 자영업자, 교수 등 28명으로 구성된 부산지검 검찰시민위원은 주 1회 회의를 열어 3∼5건의 사건 심의를 하고 있다.
검찰시민위원 임기는 1년으로 1회 연임이 가능하다.
부산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올해 들어 총 57건을 심의했으며 전부 심의 결과에 따라 처분했다.
검사는 검찰시민위원회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나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그동안 부산지검은 검찰시민위원회가 심의한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수용해 사건을 처리해왔다.
특히 부산지검은 최근 고(故) 김홍영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의 부친인 김진태(64) 씨를 검찰시민위원으로 위촉해 눈길을 끈다.
김 전 검사는 2016년 부장검사의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순직 처리됐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김 전 검사의 부친이 불행하게 유명을 달리한 아들을 대신해 검찰을 위해 일할 의사를 표명해왔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 뜻깊다"며 "앞으로도 검찰이 시민 판단을 반영해 상식에 부합하고 합리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6일 열린 검찰시민위원회 회의 일부를 전국 검찰 최초로 공개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시민위원회가 검찰 기소독점주의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반응과 함께 논의 사건을 검사가 직접 결정한다는 점에서 아직 한계가 많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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