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없이 시작한 제주 고교 무상급식 '논란'…내년엔 어떻게?
도의회 "고민 없는 무책임한 자세" vs 이석문 교육감 "제주도와 소통할 것"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11대 제주도의회 개원 후 처음 열린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위한 재원마련 문제가 논란이 됐다.
조훈배 제주도의원은 6일 이석문 제주교육감을 상대로 한 제364회 도의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 교육행정질문을 통해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자신 있게 고교 무상급식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재원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현재 도내 일선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교급식 소요예산에는 교육청 자체예산과 제주도의 예산이 함께 들어가고 있는데 제주도의 예산 비중이 60%나 된다"며 "여기에다 고교 무상급식에 드는 예산은 연간 15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원을 부담해야 하는 제주도와 충분한 협의 없이 무책임하게 추경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자세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성의 의원도 "제주도가 도세 전출금 비율을 상향시킨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예산을 요구하느냐며 난색을 보이자 결국 도교육청의 자체 재원만으로 하반기 고교 무상급식 예산을 확보할 수밖에 없지 않았냐"며 내년도 고교 무상급식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졌다.
도교육청은 지난 7월 교육감 공약인 2학기 고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한 예산 68억원 중 37억원(54%)을 2018년도 제1회 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 나머지 31억원(46%)은 제주도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도가 공식적인 협의가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이번 2학기에는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시행하게 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최근 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강시백 교육의원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죄송한 말씀이지만 솔직히 황당했다"며 "많이 주고 있어서 못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감 공약이니 무조건 지원해야 한다기보다 제주교육의 미래를 위해 우선순위 등 종합적인 조화점을 찾아야 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제주도와의 소통 노력이 부족한 면이 있었다"며 "지적한 내용을 잘 새기면서 도의회의 협조와 더불어 도와 더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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