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서 라면 끓이다가"…6명 부상·24명 대피한 춘천 모텔 화재
"신속한 화재 대응과 구조 작업으로 대형 인명피해 막아"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지난 5일 투숙객 6명이 화상과 연기흡입 등 부상하고 24명이 대피한 춘천 모텔 화재는 객실서 라면을 끓이다가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30여 명이 투숙한 모텔의 저층 객실에서 발화한 불은 창문과 통로를 통해 위층으로 연기가 순식간에 확산했으나 다행히 구조 작업이 신속히 이뤄져 대형 인명피해를 막았다.
춘천경찰서는 삼천동의 한 모텔 객실 2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객실 내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이던 중 발화, 이를 이불로 진화하려다 오히려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춘천시 삼천동의 한 모텔 2층 객실에서 불이 난 것은 지난 5일 오후 8시 51분께.
당시 2층 객실 투숙객 A(46)씨 등은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취급 부주의로 불씨가 옮겨붙었고 이를 이불로 끄려다 불이 번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목격자 B씨는 경찰에서 "같은 방을 쓰는 A씨가 객실에서 라면을 끓이던 중 주변에 불이 붙었다"며 "이불로 불을 끄다가 A씨 등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층 객실에서 시작된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객실 절반가량을 태운 채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그러나 연기가 7층짜리 건물 위로 퍼지면서 투숙객 24명이 옥상과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특히 연기를 피해 옥상으로 대피한 투숙객 7∼8명은 고가 사다리차에 의해 구조됐다.
한 투숙객은 "7층 객실에서 쉬던 중 아래층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와 수건 등으로 창틀을 틀어막았으나 역부족이었다"며 "119 소방대원이 올 때까지 암흑천지인 객실에서 구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당시 모텔에는 인근의 아파트 공사현장 근로자 등 수십 명이 투숙 중이어서 자칫 화재 대응과 구조 작업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이 불로 A씨 등 2명이 각 전신 3도와 상반신 2도 화상을 입었고, 6명은 연기흡입 등 부상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의 진술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을 토대로 화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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