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위기 확산에 신흥국 증시 '약세장' 진입

입력 2018-09-06 11:03
통화위기 확산에 신흥국 증시 '약세장' 진입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터키·아르헨티나 통화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신흥국 증시가 거센 매도세의 영향으로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약 800개의 기업으로 구성된 FTSE 신흥시장 지수는 이날 1.7% 하락해 작년 7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6일 연속 하락했고 이날 낙폭도 3주일 만에 최대다.

MSCI 신흥시장 지수도 1월 고점보다 20% 이상 하락해 전형적인 약세장의 모습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에 근접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경기 침체 여파로 랜드화가 급락하는 등 신흥시장 전반으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자산운용사 핌코의 진 프리다 전략가는 "이번 주 들어 투매가 일반화된 느낌이 짙다"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지금 빠져나오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터키와 아르헨티나에 국한하지 않고 신흥시장의 통화는 물론 주식과 채권 전반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려 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신흥시장의 불안이 미국의 금리 인상,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 축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4월부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몇몇 신흥시장의 외채 상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전쟁도 글로벌 경제를 둔화시킬 우려가 있어 신흥시장에는 악재다.

유가 상승은 산유국들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개도국에는 불리한 여건이다.

골드만삭스는 무역전쟁과 유가 상승의 여파가 합쳐지면 올해 신흥시장 성장률을 최대 1.5%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는 신흥시장보다 나은 상황이지만 문제가 없지는 않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중국 위안화의 안정이 아시아 통화를 뒷받침했지만 무역전쟁의 확대로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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