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숲속의 유령'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 공개
핼러윈 축제 맞아 7일부터 암수 한쌍 일반에 선보여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반짝이는 주황색 눈빛, '꺅 꺅~ 크크크~' 음산한 울음소리.
독특한 외모와 울음소리 때문에 유령의 외모와 가장 닮은 동물로 알려진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가 7일부터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
에버랜드가 핼러윈 축제를 맞아 몽키밸리에서 첫선을 보이는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는 알콩이(암컷·4살)·달콩이(수컷·2살) 암수 한 쌍이다.
희귀동물 연구 및 종 보전을 위해 올봄 유럽의 한 동물원에서 들여와 5개월간의 국내 적응 기간을 마쳤다.
여우원숭이과 동물 중 가장 덩치가 큰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는 체중 약 3∼4.5kg에 몸길이가 50∼55cm까지 자란다.
자기 몸보다 더 긴 60∼65㎝의 꼬리를 가진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는 붉은목도리 여우원숭이와 함께 영장류 중 유일하게 높은 나무 위에 둥지를 지어 새끼를 키우는 특징을 가졌다.
얼굴과 몸은 검은 털인 데 비해 목에는 흰털이 목도리처럼 나 있는 독특한 외모 때문에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로 불린다.
여우원숭이의 영문 이름인 'lemur(리머)'는 유령이라는 뜻의 라틴어 'lemures(레무레스)'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숲속의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진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는 '꺅 꺅', '크크크' 등 마치 유령과 같은 음산한 소리를 내고, 빛을 반사해 반짝이는 주황색 눈빛을 띠는 특이한 외모 때문에 지난해 핼러윈 데이를 맞아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판이 뽑은 '유령과 가장 닮은 동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는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인해 지난 20년간 개체 수가 80% 이상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심각한 수준의 멸종위기 동물이기도 하다.
현재 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CITES)에서 가장 높은 1등급에 지정돼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 동물목록(Red List)에서도 '심각한 위기종(CR)'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흑백목도리 여우원숭이는 2007년 이전에 발행된 마다가스카르 1천 아리아리(Ariary) 화폐에 등장할 정도로 마다가스카르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동물이다.
2003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 종보전기관'으로 인증받은 에버랜드 동물원에서는 황금머리사자 타마린, 치타, 기린과 같은 세계적인 멸종위기 동물들이 잇따라 출생하고 있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동물관리 전문성과 번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희귀동물 연구 및 종 보전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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