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항생제 원료 더 싸게 만드는 공정 나왔다

입력 2018-09-06 09:40
항암제·항생제 원료 더 싸게 만드는 공정 나왔다

한국화학연구원 '피리딘·퀴놀린 알킬화 반응' 원천기술 확보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나 항생제 등 의약품의 중요한 원료를 더 쉽고 싸게 만들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한수봉 박사 연구팀이 피리딘·퀴놀린계 화합물 알킬화 반응을 위한 핵심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항암제,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주성분인 다양한 피리딘·퀴놀린계 화합물 제조 방법을 알아야 한다.

특히 분자 내 탄소·수소 결합을 끊어내는 알킬화 반응을 이용하면 다양한 의약품에 쓰이는 화합물을 간단하고 쉽게 합성할 수 있다.

기존 방식은 화학 반응성이 비교적 낮은 데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다.

팔라듐이나 로듐 등 값비싼 전이금속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금속을 제거해야 하는 공정을 추가해야 한다.

연구팀은 '비티그(Wittig)' 시약을 활용해 피리딘과 퀴놀린을 알킬화할 수 있는 간편한 반응 공정을 구현했다.

비티그 시약은 노벨화학상 수상자 비티그 교수가 1952년 개발했다.

화합물 제조에 널리 쓰이는 시약 중 하나다.

산소를 투입한 피리딘 또는 퀴놀린에 비티그 시약을 넣은 후 온도·농도 등 반응 조건을 조절해 최적화 반응을 끌어냈다.

피리딘이나 퀴놀린에 포함된 산소와 비티그 시약 내 인이 서로 잘 반응해 두 물질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피리딘 또는 퀴놀린에 붙어 있는 수소가 떨어져 나가고 탄소로 바뀐다.

한수봉 박사는 "의약품을 구성하는 주요 화합물인 피리딘과 퀴놀린의 알킬화 화합물을 지금보다 더 간편하고 싸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인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화학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 '안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 9월호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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