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노동자와 전쟁 나선 말레이…올해 3만 명 검거
지난달 말부터 단속 대폭 강화…"불법 이민자 없애겠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 급증으로 인한 내국인 일자리 잠식 등의 문제를 겪어 온 말레이시아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5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이민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전국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작전에 들어갔다.
무스타파 알리 이민국 국장은 "귀국을 거부하고 국내에 남아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나라에서 불법 이민자를 완전히 없애길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외국인 노동자는 약 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3천200만 명)의 10%에 육박하며, 이중 절반 가까이가 불법 이민자로 추산된다.
불법 이민자들은 대부분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등에서 밀입국한 저임금 노동자들로 노동시장을 교란하고 범죄율 증가와 전염성 질환 확산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무스타파 국장은 올해 초부터 8월 30일까지 지속적인 단속으로 불법 이민자 2만9천여 명을 검거했지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말레이시아 이민국은 지난달 31일 이후 불과 나흘 만에 불법 이민자 1천여 명을 추가로 검거해 송환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에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률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15∼25세 청년의 작년도 실업률은 10.8%로 전체 실업률(3.3%)의 3배가 넘는다.
이런 높은 실업률은 전 정권의 부정부패와 민생악화 등과 함께 지난 5월 치러진 총선에서 독립 후 61년 만에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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