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원사격' 받은 아르헨, IMF와 구제금융 조기지원 협상
트럼프 "위기 극복 노력 지지"…페소가치·주가 하락 등 금융불안 지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조기지원 협상에 나섰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지원사격도 불안한 투자심리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페소 환율은 전날보다 3% 상승한 달러당 39.2에 마감됐다. 환율 상승으로 페소화 가치는 지난주에만 16% 추락했다. 메르발 주가지수도 3%가량 하락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전날 발표한 긴급 긴축 방안의 실현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투자심리가 여전히 커 페소 가치 하락세를 견인했다.
긴축 방안은 수출세 부과와 공공 지출 감축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부처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회의론은 복지 수혜 감소에 따른 고통과 대량 감원 등을 수반하는 긴축정책에 대한 의회와 국민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근거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SBS 증권사의 한 직원은 "아르헨티나와 같은 나라가 단기간에 새로운 재정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시장을 믿게 하기는 힘들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 극복 노력과 IMF와의 협상을 지지했는데도 시장의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의 통화를 요약한 성명에서 "마크리 대통령의 지도력을 신뢰한다"면서 "그가 자국 통화 가치를 높이고 현재의 경제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IMF와 한 약속을 강하게 격려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힘든 시기에 처해 있는 아르헨티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도 했다. 미국은 IMF의 24개 집행 이사국 중 가장 영향력이 크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이날 보유 외환 1억 달러를 매도하면서 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니콜라스 두호브네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의 회동에 앞서 수정된 구제금융 지원 프로그램의 세부사항과 일정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IMF와 아르헨티나는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지난 6월 합의한 50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의 구제금융 조기 집행 방안을 논의한다.
아르헨티나는 금융위기가 가시지 않자 IMF에 대기성 차관을 조기에 집행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아르헨티나는 과거 60년 동안 약 10년 주기로 금융위기를 겪어왔다. 가장 최근의 금융위기는 2002년에 일어나 수백만 명의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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