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후임에 존 카일 전 상원의원…보수색채 짙은 인물

입력 2018-09-05 04:29
수정 2018-09-05 16:30
매케인 후임에 존 카일 전 상원의원…보수색채 짙은 인물

상당기간 메케인과 의정활동 함께한 베테랑…"공화당론 잘 따를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주 별세한 미국 보수진영 거물 정치인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애리조나)의 후임에 존 카일(76) 전 상원의원이 지명됐다.

공화당 소속인 덕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카일은 정치와 관계없이 가장 최선인 인물"이라며 "그가 더 오래 복무하기를 원하는 것이 내 희망"이라고 밝혔다.



공석이 된 상원의원의 남은 임기를 채울 후임자 지명권은 주지사가 갖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듀시 지사와 매케인 후임자 지명에 관해 논의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한 바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카일은 현 상원 회기가 끝나는 내년 1월까지만 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일은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으로 재임했다. 이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그의 후임으로는 현 상원의원인 제프 플레이크가 당선됐다.

네브래스카 출신인 카일은 애리조나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으며 8년간 애리조나 4지구에서 하원의원을 지낸 뒤 1995년 상원에 입성했다.

2007년 한 조사에서는 카일이 공화당 내에서 4번째로 보수색채가 짙은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의정활동에서 철저하게 공화당 당론을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초당파적 소신을 굽히지 않아 오바마케어 폐지법안 표결 등에서 당론에 반대한 매케인과 달리 카일은 당론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했다.

카일은 매케인의 잔여 임기를 '짧게' 대신하는 역할에만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매체들은 점쳤다.

매케인의 의원직은 2020년 선거를 치르게 돼 있기 때문에 카일이 내년 초까지만 의원직을 수행하면 그 이후에는 다시 듀시 주지사가 또 다른 후임자를 지명해야 할 수도 있다.

카일의 의원직 승계로 공화당은 미 상원에서 51대 49로 민주당에 앞서 근소한 의석 수 우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카일은 애리조나 주에서 광범위하게 존경을 받아온 정치인으로 자신의 후임자인 플레이크와는 달리 정치적 논란에 크게 휘말리지 않은 인사로 꼽힌다.

워싱턴에서도 매케인과 상당 부분 의원 생활이 겹쳤지만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지내 뉴스메이커로 등장한 사례가 드물다고 미 매체들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당면 과제인 브렛 캐버노 대법관 지명자 인준에서도 카일이 순탄하게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미 정가는 점쳤다.

카일은 법제사법, 외교분야 등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다.

매케인 의원의 미망인 신디 매케인은 트위터에 "존 카일은 나와 남편의 가까운 친구였다. 그가 공무에 다시 돌아와 애리조나 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공헌"이라고 말했다.

매케인 보좌관 출신의 정치 컨설턴트 덕 콜은 "매케인이 카일을 지명한 것을 안다면 매우 행복해 했을 것"이라며 "그의 유산을 기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매케인의 의원직 승계자 후보로는 부인인 신디 매케인과 바버라 버렛 전 핀란드 대사, 듀시 주지사 비서실장 커크 애덤스, 매케인 의원과 가까웠던 애리조나주 검찰총장 출신의 그랜드 우즈 등이 거론됐다.



[로이터 제공]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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