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고후 신고했어야" vs 삼성 "사망후 신고 적정"
삼성전자 사망자 발생 5분 뒤부터 용인소방서와 4차례 통화
'소방기본법이냐 산업안전보건법이냐' 놓고 의견 엇갈려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늑장 신고냐, 제때 신고냐."
4일 이산화탄소 누출로 3명의 사상자가 난 삼성전자에서 사고 직후가 아닌 사망자 발생 직후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을 놓고 '늑장 신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날 누출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서면서다.
이 지사는 오후 6시 35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이 시각까지도 재난본부에 신고되지 않았고, 이는 구조·구급이 필요한 현장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소방본부, 소방서 또는 관계기관에 알려야 한다는 소방기본법 19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사실관계는 이랬다.
삼성전자는 오후 2시 자체 소방대로 병원에 옮긴 부상자 3명 중 1명이 오후 3시 43분 사망판정을 받자, 5분 뒤 용인소방서와 고용노동부 담당 부서에 전화로 사고 상황을 신고했다.
용인소방서와는 오후 3시 48분 3분11초(발신), 4시 10분 1분39초(착신), 5시 2분 57초(발신), 5시 5분 1분32초(착신) 등 총 4차례 통화하면서 사고 상황을 전달했다.
"이 시각까지도 재난본부에 신고되지 않았다"라는 이 지사의 주장과 달리 삼성전자는 소방당국에 사고내용을 신고한 것만은 맞다.
다만 그게 재난안전본부 종합상황실(119)이 아닌 용인소방서 담당부서여서 보고 과정에서 혼선은 빚어질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사고 발생 직후가 아닌 사망자 발생 직후 신고한 것은 적정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 부분에선 이 지사와 삼성전자 양측의 입장이 갈린다.
이 지사는 소방기본법 19조를 들어 사고 직후 신고가 옳다고 주장하나, 삼성전자는 산업안전기본법 시행규칙 4조 3항에 따라 '중대재해'가 발생해야 신고의무가 생기는 만큼 사망자 발생 직후 5분 안에 신고한 조치는 적정했다는 입장이다.
중대재해는 1명 이상이 사망했거나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 등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망자가 발생하기 전에는 중대재해가 아니므로 신고할 의무까진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하지만 부상자가 숨지자마자 관계 당국에 신고하는 등 의무를 다했고, 사고를 은폐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사고 상황이 발생했을 때 119에 신고하는 것은 상식인데 삼성전자의 대처는 사뭇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자체 소방대를 운영하고는 있다지만 사망자 발생 후에야 소방과 경찰에 알린다면 관계기관이 할 수 있는 것은 상황이 종료된 이후인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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