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성장하는 아마존 광고사업…구글·페이스북 위협
NYT "풍부한 쇼핑 데이터로 정확한 타깃 광고 가능"
버라이즌·AT&T 조차 아마존 광고…"너무 많은 정보 가져가"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아마존에는 매출을 올리는 곳과 돈을 버는 곳이 따로 있다.
아마존의 올해 매출 예상액 2천350억 달러의 대부분은 전자상거래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매출의 11%에 불과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아마존 웹 서비스'가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월가와 투자자들은 '기타'라는 범주로 분류된 광고판매 수익에 집중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광고가 아마존의 또 다른 수익창출 머신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올해 1분기 아마존 광고 수익은 22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0% 급증했다.
NYT는 "온라인 소매 환경을 재편하고 지배해온 아마존이 또 다른 수익창출 사업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880억 달러에 달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아마존이 구글과 페이스북의 주요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업체인 카탈리스트가 지난 8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50개 브랜드 마케터 가운데 63%가 내년에 자신들의 아마존 광고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들이다.
하지만 더 놀랄 일은 버라이즌, AT&T 등 이동통신사와 보험회사 가이코 등 아마존에서 직접 물건을 팔지 않는 대형 회사들이 아마존에서 광고를 늘리고 있다는 점이라고 NYT는 전했다.
특히 가이코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대비 6배의 광고료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 니티 버라이즌 최고미디어책임자는 "물건을 살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마존"이라면서 "쇼핑 마인드를 가진 소비자의 마음에 버라이즌이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NYT는 아마존이 광고 업계에서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는 메시지가 나타나는 지점과 실제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정확한 알고리즘이 없지만, 아마존은 소비자의 쇼핑 습관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 분석 덕분에 정확한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NYT는 "아마존은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곱지 않은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광고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짜뉴스, 인종차별, 아동 성학대 등 좋지 않은 소식들로 구글의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곤욕을 치르고 있고, 심지어 AT&T와 같은 거대 브랜드의 경우 자사 광고가 인종차별이나 테러를 조장한 동영상 옆에 게재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유튜브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리서치 회사인 포레스터의 콜린 콜번 애널리스트는 "광고주들은 자신들의 광고가 어떤 콘텐츠 옆에 게재될 것인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아마존은 제품이 실제로 판매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훨씬 더 통제된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다르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현재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팔고 있다.
특정 제품을 검색하면 자동으로 뜨는 '스폰서 광고'를 비롯해 아마존닷컴이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정보 데이터베이스인 IMDb(인터넷영화데이터베이스),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 등을 통한 광고 등이 그것이다. 아마존은 또 올가을 프라임 고객들에게 생방송으로 중계할 예정인 '내셔널 풋볼 리그'에 삽입할 광고도 판매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부 브랜드, 특히 자사 제품이 아마존 자체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 이 거대 플랫폼에 광고하기를 꺼리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광고 대행사 '360아이'의 윌 마거리티스 부사장은 "일부 브랜드의 경우 아마존이 자신들로부터 너무 많은 정보를 가져가기 때문에 그들과 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아마존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존은 원하는 카테고리에 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할 충분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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