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개막작 탈북여성 삶과 고통 그린 '뷰티풀 데이즈'
폐막작은 홍콩 액션영화 원화평 감독 '엽문 외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그녀에겐 아름다운 시절이 존재하긴 했을까."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Beautiful Days)는 제목과는 정반대로 탈북 여성의 고통스러운 삶을 보여준다.
주연은 배우 이나영과 오광록이 맡았다.
영화는 이나영의 딸(젠첸)이 어머니(이나영)를 만나러 한국을 찾으면서 시작된다.
14년 만에 만난 어머니는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다.
술집에서 일하고 있고 건달처럼 보이는 남자와 같이 살고 있다.
젠첸은 서운한 감정을 갖고 중국으로 돌아가지만 어머니가 남긴 공책 한 권을 통해 하나 둘 어머니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된다.
영화는 그녀에게 '아름다운 시절이 존재하긴 했을까?'라고 반문한다. 탈북여성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을 관객들은 젠첸의 시선을 따라가며 확인한다.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개막작은 이야기 전개에 있어 4가지 점에 주목할 수 있다"며 "가족 해체를 보이면서도 결국은 가족이 복원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고 주제가 시의적절한 점도 개막작 선정에 감안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부산 출신이다. 프랑스에서 미술, 사진, 영화를 공부했다.
그의 작품인 단편 '히치하이커'(2016)는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았고 다큐멘터리 '마담B'는 모스크바영화제와 취리히영화제에서 베스트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2017년 마르테 볼 감독과 공동연출한 다큐 '레터스'는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폐막작 '엽문 외전'은 홍콩 원화평 감독의 최근 작품이다.
중국의 전설적인 영춘권의 대가 엽문에게 패한 장천지는 아들과 함께 조용한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장천지는 홍콩을 주름잡고 있던 갱단 두목의 남동생이 한 여자를 괴롭히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구출에 뛰어든다.
전 집행위원장은 '엽문 외전'의 패막작 선정에 대해 "편하게 영화제를 보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제를 마무리하라는 뜻에서 선정했다"고 말했다.
원화평 감독은 1978년 첫 장편 데뷔작 '사형도수'와 연이어 감독한 '취권'으로 홍콩 무술 액션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는 이후 '소태극'(1984), '화소도'(1991)를 제작하고 90년대 말에는 할리우드로 진출해 '매트릭스' '칼빌' 시리즈의 무술감독을 맡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탈북여성 삶과 고통 그린 '뷰티풀 데이즈'…79개국 323편 초청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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