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렉시트 탓에 벌써 GDP 2% 까먹었다"

입력 2018-09-04 09:55
"영국, 브렉시트 탓에 벌써 GDP 2% 까먹었다"

UBS 분석…투자약화·물가상승·소비저하·통화절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도 전에 그 계획만으로 잃어버린 경제적 산출이 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연구진은 최근 보고서에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없을 때를 가정한 경우보다 같은 조건에서 이미 2.1% 낮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투자가 4% 줄었고 물가가 1.5% 올랐으며 소비가 1.7% 낮아지고 실질실효환율(REER·통화의 실질가치)이 12% 절하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영국이 EU에 그대로 남아있을 경우 나타낼 GDP를 분석함으로써 브렉시트의 이 같은 비용을 추산했다.

이들은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GDP 자료를 통해 영국의 분신을 도출해낸 최근 한 학술논문을 분석기법의 토대로 삼았다.

연구진은 "이 기법을 활용해 소비, 투자, 신용거래, 인플레이션, 환율 등 가상의 대안적 사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실질성장의 2.1% 누적 감소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에 나왔던 가장 낙관적 전망과 비슷한 수준이며, 가장 비관적으로 추산한 타격 규모의 4분의 1이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브렉시트가 없다면 영국의 GDP 성장률은 연간 1%포인트씩 높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은 EU를 탈퇴할지 묻는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찬성 51.9%, 반대 48.1% 결과를 얻어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다.

당시 영국에서는 EU의 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에서 이탈하고 세계 각국과의 통상관계도 재설정해야 하는 난제 때문에 경제적 부작용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영국은 2019년 3월 29일에 EU를 탈퇴해 2020년 12월 31일까지 1년 9개월 동안 탈퇴 효력이 유보되는 이행 기간을 보낸다.

브렉시트가 코앞에 다가왔으나 관계 재설정을 위한 EU와 영국의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그대로 퇴출돼 심각한 혼란이 빚어지는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은 세계 경제의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영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1.6%에서 7월 1.4%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전년동기 대비 올해 2분기 성장률은 0.4%였는데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같고 독일 0.5%와 비슷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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