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아프리카와 운명공동체 건설…600억 달러 지원"(종합2보)
"원조로 이익 추구 안 해"…美 겨냥 "스스로 감옥에 가둔 섬"
중국기업 아프리카 투자 확대·경제무역협력구 설립 등도 약속
(베이징·상하이=연합뉴스) 김진방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올해 최대 외교 행사인 '중-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가 3일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와 함께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해 개막 연설을 통해 대(對) 아프리카 협력 계획과 함께 600억 달러(약 66조7천500억원)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이고, 아프리카는 개발도상국이 가장 밀집한 대륙"이라며 "중국과 아프리카는 일찍이 동고동락하는 운명공동체를 결성했고, 이제는 더 긴밀한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를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서방을 중심으로 '중국의 아프리카 등 개도국 지원이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이며 중국이 신제국주의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시 주석은 이날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시종 아프리카를 존중한다"며 "아프리카 국가가 자기 사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찾아 나가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 것, 내정간섭을 하지 않는 것, 내 의지를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 원조에 어떤 정치적 조건도 붙이지 않는 것, 투자와 원조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 등 '5불(不)'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더 주고 덜 취하고, 먼저 주고 나중에 취하며, 주기만 하고 받지 않는 원칙을 주장한다"며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이 좋은지 나쁜지는 오로지 중국과 아프리카 인민들에게 발언권이 있고, 누구도 상상력과 억측으로 협력의 성취를 부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을 위해 ▲정치 대화·정책 소통 확대 ▲일대일로 공동 건설 ▲중-아프리카 민생 복지 발전 ▲문화 교류 ▲공동·종합·협력의 신(新) 안보관 수립 ▲지속 가능한 발전방식 채택 등 6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또 구체적인 600억 달러 지원 계획을 명시하며 세부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 주석은 이 중 150억 달러는 무상 지원으로 제공하고, 200억 달러는 무이자와 우대 차관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00억 달러 규모의 중-아프리카 개발 기금을 마련하고, 50억 달러의 대(對)아프리카 수입 융자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기업들이 100억 달러 이상의 아프리카 투자를 할 것이라는 약속도 했다.
시 주석은 산업 부문에서도 두 지역 간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중국에 중-아프리카 경제무역 박람회 설립해 중국 기업의 아프리카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또 중-아프리카 경제무역 협력구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30년 이전에 아프리카의 식량 안보 실현과 농업 현대화 협력 계획, 50개 농업 원조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해를 입은 아프리카 국가에 10억 위안(약 1천628억원)을 지원하고, 인도주의 식량 원조와 500명의 농업 전문가를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아프리카와 함께 긴밀한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를 건설해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의 모범으로 삼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프리카와 함께 일대일로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공동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국제 협력동반자들과 함께 일대일로를 함께 건설해 나가기를 원한다"면서 "일대일로는 평화의 길이자 번영의 길, 개방의 길, 녹색의 길, 혁신의 길, 문명의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이날 무역전쟁 상대국인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도 발신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이전에 없던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패권주의와 강권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가 계속해서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굳건히 개방형 세계 경제와 다자 무역체제를 수호하고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할 것"이라며 "스스로를 감옥에 가둔 외로운 섬에는 앞날이 없다"고 비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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