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투기지역' 동작·동대문서 청년 임대사업자 급증
1년간 20대 이하 임대사업자 70% 내외 늘어…갭 투자 수요 가능성도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최근 1년간 서울 동작·동대문구에서 부동산임대업을 등록한 청년들이 70%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동대문구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중구와 함께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곳이다.
4일 국세청 사업자현황 통계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30세 미만(20대 이하) 부동산임대업자는 2만1천4명으로 1년 전(1만6천785명)보다 4천219명(25.1%) 늘었다.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의 규모는 50∼60대 부동산임대사업자의 5% 안팎 수준에 불과하지만 증가율은 30대(17.8%), 40대(12.8%) 등 다른 연령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부동산임대 등록 유도 정책으로 임대사업 등록이 활성화하면서 30세 미만 사업자의 증가 속도도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20.3%였지만 지난해 12월 22.9%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26.8%까지 상승했다.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 증가세는 지난달 신규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동작구·동대문구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동작구에 등록한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는 153명으로 1년 전(89명)보다 64명(71.9%)이나 늘었다. 이는 서울 전 지역에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동대문구의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도 같은 기간 106명에서 177명으로 71명(67.0%)이나 늘어나면서 두 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다.
동작구와 동대문구의 전 연령대 부동산임대업자 증가율이 각각 23.6%, 10.1%인 점에 비춰보면 청년 임대사업자 증가세는 매우 가파른 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임대업은 주로 주택 임대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청년 임대사업자들이 늘어난 것 역시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임대업은 소유하고 있는 주택·상가 등을 운용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자의 대부분은 재산 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이다.
반면 청년층은 재산 축적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상속·증여 자산을 제외하면 중장년층보다 부동산 임대사업 여력이 적을 수밖에 없다.
최근 늘고 있는 청년 부동산임대업자 중 상당수가 세입자의 전세금과 담보 대출로 보유 자산을 늘려 임대사업을 하는 이른바 '갭 투자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정부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 과도하다고 보고 신규 등록 임대주택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는 안에 대한 검토 방침을 밝혔다.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제도 개선의 목적과 효과, 부작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청년 임대사업자의 빠른 증가세는 지난 정부 당시 상속·증여 증가, 저금리 기조에 따른 갭 투자 등이 원인"이라며 "최근 임대사업 등록 유도 정책은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에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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