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서 큰 불
소화전 '불통', 트럭으로 호숫물 퍼다 진화…유물 상당수 잃은듯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200년 역사를 지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소장된 유물 상당수가 소실되는 등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불은 2일 오후 7시30분께(현지시간) 박물관 관람 시간이 지나고 문을 닫은 뒤 발생, 사상자가 생기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이 국보급으로 취급하는 이 박물관에서 난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붉은 화염이 어두운 하늘 높이 치솟는 모습이 현지 TV방송으로 중계됐다.
특히 박물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내부에는 브라질 왕족의 유품들과 아메리카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1만2천년 전 인류의 해골을 포함한 운석과 미라, 그리스-로마 및 고대 이집트 가공예술품, 공룡 화석 등 세계 각국의 고고인류학적 유물과 사료 등 2천만 점이 소장돼 있다.
불이 나자 20개 소방서의 소방관 80여명이 출동했으나 박물관 인근 2개의 소화전이 모두 작동이 되지 않아 트럭으로 인근 호숫가의 물을 길어 진화하면서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
박물관이 목조 건물인 데다가 내부에 종이류 등 쉽게 타는 재질의 사료가 많아 불은 삽시간에 번졌을 것이라고 박물관 내부의 도서관 직원이 전했다.
소방서 측은 그러나 불이 크게 번지기 전 박물관 직원들과 힘을 합쳐 소장 유물 중 상당수를 옮겼다고 밝혔다.
이 박물관은 1818년 지어져 한때 왕족이 거처하는 곳으로도 이용됐다.
루이스 두아르테 박물관 부관장은 현지 글로보뉴스와 인터뷰에서 박물관이 만성적인 재정 적자였고, 적절한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에 비극적인 날"이라며 애석해하는 성명을 냈다.
이번 불은 2016년 올림픽을 개최해 한때 호황을 누렸던 리우데자네이루가 치솟는 범죄율과 경제 쇠퇴, 정치적 부패 등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시민들 사이에 나온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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