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바로 앞에 버스가"…주말 4명 목숨 앗아간 졸음운전

입력 2018-09-03 15:36
수정 2018-09-03 17:48
"눈 떠보니 바로 앞에 버스가"…주말 4명 목숨 앗아간 졸음운전

"화물차 기사들이 운전 중 의무 휴식할 수 있는 제도 마련 필요"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졸음운전으로 9월 첫 주말 경남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졸음운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3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 50분께 함안군 칠원읍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 인근에서 A(50)씨가 몰던 화물차가 아버지(48)와 아들(10)이 타고 있던 쏘나타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화물차와 앞서 가던 관광버스 사이에 끼여 처참히 구겨진 쏘나타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숨진 채 수습됐다.

A씨는 "눈을 떠보니까 바로 앞에 버스가 있었다. 깜빡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일 대전에서 출발해 사고 당시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A씨가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1시 10분께는 고성군 마암면 국도 14호선을 달리던 모하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쏘렌토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어 쏘렌토는 뒤따르던 산타페 차량에도 받혔다.

이 사고로 모하비 운전자 B(67)씨와 동승자 중 1명(52)이 숨졌다.

또 사고 차량 3대에서 모두 5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모하비 차량 일행이 당일 통영에서 새벽 낚시를 한 뒤 귀가 중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B씨가 졸음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졸음운전 교통사고는 최근 3년간 전국에서 7천639건 발생했다.

모두 259명이 숨지고 1만5천156명이 다쳤다.

이처럼 한순간 졸음이 다수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운전자 개개인이 경각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고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장거리 운전을 할 때는 미리 충분히 깊이 자고, 운전 중간에는 휴게소나 졸음 쉼터에 들러 휴식하는 등 무리하게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거리 운전이 잦고 사고 때 특히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는 화물차의 경우 기사들이 운전 도중 의무 휴식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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