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켐니츠에서 이민자 찬반 맞불 시위…9명 부상

입력 2018-09-02 19:25
독일 켐니츠에서 이민자 찬반 맞불 시위…9명 부상

극우정당 주도 4천500명 반난민 시위…3천500명 맞불집회 '극우 행진' 저지

복면 괴한들, 아프간 출신 남성 폭행하기도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동부 작센 주의 소도시 켐니츠에서 토요일인 1일(현지시간) 극우세력의 집회와 이들을 반대하기 위한 맞불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극우세력 4천500 명은 앞서 난민 출신에 의한 독일인 남성 사망 사건에 항의하고 난민을 반대하기 위해 켐니츠의 도심에 모였다.

켐니츠에서는 지난달 26일 거리 축제 참가자 간 다툼이 벌어져 35세 남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고, 용의자로 시리아와 이라크 출신 남성 2명이 체포됐다.

경찰이 용의자의 출신 국가를 밝히기 전부터 극우단체는 이민자에 의한 소행으로 규정짓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관련 소식을 퍼트렸고, 같은달 27일에는 켐니츠에 6천여 명의 극우세력이 몰려들어 폭력집회를 개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더구나 극우세력은 숨진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려다 사망했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린 데다, 용의자의 정보 등이 담긴 구속영장을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유포했다.

이날 극우 집회는 제3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극우단체 페기다 등이 주도해 열렸다. AfD의 주요 정치인들이 집회에 참여해 선두에 섰다. 이들은 '우리가 국민이다', '메르켈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만, 극우 시위대는 좌파 단체를 중심으로 모인 3천500 명의 맞불 시위대에 가로막혀 거리 행진을 할 수 없었다.

집회 과정에서 극우 시위대 중심으로 폭력 행위가 벌어져 9명이 다쳤다.

양측의 집회 장소와 다소 떨어진 거리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이 복면을 한 4명의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다쳤다.

경찰은 이날 집회 과정에서 폭력과 재산 피해, 공권력에 대한 저항 등 25건의 불법행위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극우 시위대의 상당수가 집회가 끝난 뒤에도 해산하지 않자 경찰은 물대포를 배치하고 해산을 종용했다.

이날 켐니츠에는 1천800 명의 경찰력이 배치됐다. 지난달 27일 폭력시위에 경찰이 병력 부족 등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연방 정부와 9개의 주 정부에서 경찰력을 파견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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