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의 재발견…국가대표팀서도 이어질까

입력 2018-09-01 23:04
수정 2018-09-02 01:19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의 재발견…국가대표팀서도 이어질까

'인맥 축구' 논란 딛고 간판 공격수로 우뚝…벤투호 1기도 승선



(치비농[인도네시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모처럼 한국 축구를 대표할 만한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탄생한 대회로 기억될 듯하다.

'인맥 축구' 논란 속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발탁됐던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총 9골로 득점왕에 올라 '반전 드라마'를 해피 엔딩으로 완성했다.

황의조의 득점왕 등극이 주는 의미가 큰 건, 손흥민(26·토트넘)만 바라보던 한국 축구에 모처럼 '골 넣을 줄 아는' 정통 스트라이커의 등장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 러시아 월드컵을 비롯해 최근 각종 대회나 A매치마다 원톱이나 투톱 자원으로 여러 선수가 명함을 내밀었지만,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골 결정력 부족'을 시원하게 해결해주진 못했다.

그러나 황의조의 등장으로 희망을 발견했다.

이번 대회에서 황의조는 많은 골을 터뜨린 것 이상으로 골을 '잘' 넣었다.

골키퍼와의 일대일 장면에서 거침없는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고, 중거리 슛을 그대로 꽂기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손흥민의 패스를 마무리 지어 올린 득점이 많아 그간 대표팀의 최대 난제였던 '손흥민의 파트너'와 '손흥민 활용법'을 동시에 해결한 것도 수확이다.



손흥민이 '특급 도우미'로 우승의 공신이 돼 병역 혜택이라는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도 황의조라는 든든한 공격수의 존재 덕분에 가능했다.

두 선수의 호흡이 맞아떨어져 가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하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들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를 모은다.

사실 황의조가 최초에 '인맥 축구' 논란에 시달리게 된 건 김학범 감독과의 예전 소속팀 인연과 더불어 국가대표팀에 몇 차례 발탁됐을 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크다.

황의조는 앞서 2015년 9월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래 11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2015년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나온 거라 깊은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모로코와의 평가전 연패 속 침묵을 지켰던 그는 영광의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다음 달 7일 코스타리카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은 달라진 가운데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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