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급진반군 테러조직 지정…러 군사작전에 동의했나?
반군 마지막 거점 이들립의 최대조직 HTS 테러조직으로 관보에 게재
러·시리아, 휴전지역 이들립에서 반군 소탕 위한 군사작전 명분 얻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가 시리아 반군 마지막 거점 이들립의 최대 반군조직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러시아군 등 시리아군 동맹은 이에 따라 이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할 명분을 얻었다.
터키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리아 무장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즉 '자바트 알누스라'에 뿌리를 둔 HTS는 반군 최후 거점인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의 약 60%를 통제한다.
종전까지 터키 정부는 알카에다나 누스라와 달리 HTS를 테러조직으로 공식 분류하지 않았다.
터키 정부가 HTS를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한 조처는 터키 정부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이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이들립에서 테러소탕작전을 명분으로 하는 군사작전을 용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터키는 러시아·시리아의 군사작전에 동의했다는 구체적인 의사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이란·터키의 합의에 따라 '긴장완화지대'로 지정된 이들립에선 휴전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수도권과 남서부 국경 지역을 모두 수복한 아사드 정권은 다음 탈환 목표로 이들립을 지목했다.
지난 몇 주간 시리아군은 중부 하마주(州)에 접한 알갑 등 이들립 남쪽 곳곳에 병력을 보강했다.
러시아 역시 누스라 등 테러조직이 민간인을 방패 삼아 이들립에서 활보한다며 테러조직의 온상을 제거해야 한다며 터키를 압박했다.
이들립에는 주민과 다른 반군 지역에서 피란한 반군 대원과 가족 등 약 350만 명이 산다.
'온건'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이곳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벌어진다면 민간인에 '대재앙'이 벌어질 것이라며 군사작전에 반대했다.
유엔 역시 이들립의 군사작전은 여러 가지 재난이 동시에 터지는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러시아·이란·터키는 이들립을 놓고 치열한 협상전을 벌이고 있다.
3국 정상은 이달 7일 테헤란에서 시리아 사태 해소를 위한 회담을 할 예정이다.
군사적 긴장도 형성되는 조짐이다.
러시아군은 이날부터 8일까지 시리아 지중해에서 대규모 해·공군 군사훈련을 벌인다.
이들립에서 12개 관측소를 운영하며 휴전을 감시하는 터키군은 지난달 29일 병력과 장비를 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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