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로 압박해도 요지부동 에르도안…"러 미사일 최단기 도입"
에르도안 대통령, 군사학교 졸업식서 밝혀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F-35 전투기를 못 받을 수 있다는 미국의 압박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 미사일 도입을 되레 서두르겠다고 맞섰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서부 발르케시르에서 열린 군사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S-400 방공미사일을 비롯해 러시아 무기를 조기에 도입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는 S-400이 필요하고 계약도 성사됐다"면서 "알라의 뜻대로, 우리는 최단기간에 S-400을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S-400 1차 인도를 예정보다 앞당기기로 터키와 합의했다.
당초 인도 시기는 내년 말 또는 2020년 초로 잡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나토 무기체계와 연계성과 호환성, 안보 우려 등을 이유로 터키의 S-400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이다.
미국 상·하원에서는 터키가 S-400 도입을 강행한다면 F-35 프로그램에서 축출하는 법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이달 27일 공화당 소속 마이크 터너 하원의원이 이끄는 미국의회 대표단은 터키를 찾아 터키의회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F-35 전투기를 원한다면 S-400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행사에서도 "터키는 유럽, 미국만큼이나 다른 나라와도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S-400 포기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또 "환전 비율이 '환전 탄환'으로 돌변했다"면서, 최근의 리라화 폭락사태를 "우리나라를 겨냥한 작전"이라 불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이 테러조직으로, 반역자 떼거리로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자, 경제를 무기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그들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리라화는 터키의 대규모 경상수지적자와 대외 채무로 올 들어 약세를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미국과 갈등이 심화하며 폭락했다.
터키는 ▲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 러시아 무기 도입 ▲ 이란 제재 불참 ▲ 무역 분쟁 ▲ 시리아 정책 이견 등으로 미국과 반목하고 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