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고 무상교복 부담 놓고 시-교육청 또 '핑퐁게임'
고교 무상급식 추진 때와 판박이…"곧 이견 좁힐 것"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 중·고등학교 학생들에 대한 무상교복 지원 예산을 두고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또다시 핑퐁 싸움을 하고 있다.
2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2019년도부터 중·고등학교 신입생 모두에게 교복을 무상 지원하자며 인천시 50%, 시교육청 30%, 군·구 20%의 예산 분담을 제안했다. 무상교복은 도성훈 교육감의 선거 공약이다.
내년 중·고교 신입생 5만2천여명에게 무상교복을 지원할 경우 예산은 150억여원이 필요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추정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시교육청이 사전 협의 없이 무상교복 사업을 추진하면서 높은 예산 부담만 떠안기려 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일단 중학교나 고등학교 중 한쪽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되 시교육청이 최소 50%에서 70%의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군·구와의 협의 여부에 따라 나머지 예산을 시가 모두 부담하거나 군·구와 나눠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고교 무상급식을 추진할 때 빚어졌던 갈등 양상과 판박이다. 다만 당시에는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자는 인천시에게 시교육청이 재원 마련 방안부터 확실하게 해 놓자며 맞섰다.
이미 인천시의회에는 무상교복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시교육청 조례 개정안과 시청 조례가 의원 발의로 상정된 상태다. 예산 분담만 협의하면 사업은 한고비를 넘기게 된다.
이중 인천시 무상교복 지원 조례에는 단일 교복 브랜드를 시가 개발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내년에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인천 내 40여개 교복 브랜드 업체와 학부모 반발이 크고 시기가 다소 늦어 생산 물량을 맞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조례를 발의한 김진규 시의원은 "시교육청이나 인천시와 협의한 결과 내년에 당장 교복 브랜드 단일화를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2020년쯤부터 브랜드 개발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시는 내년에 중학교나 고등학교 중 한쪽만 무상교복을 지원하고 2020년부터 전체로 확대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아직 시교육청과 한창 협의 중인 만큼 금방 이견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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