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소설가의 사물

입력 2018-08-31 15:22
[신간]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소설가의 사물

지니의 퍼즐·산책을 듣는 시간·문학과 진보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 손보미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2009년 21세기문학 신인상을 받고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손보미는 지난해 장편 '디어 랄프 로렌'으로 대산문학상을 받는 등 최근 주목받는 작가다.

이번 소설집에는 제46회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산책', 제6회 젊은작가상을 받은 '임시교사' 등 단편소설 9편이 수록됐다.

평온한 일상이 흔들리면서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한 확신을 잃게 되는 인물들이 새로운 자아와 관계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작가 특유의 세심하고 정갈한 문체로 그려냈다.

이 책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나영은 "각자의 삶이 자신과 타인에게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가, 혹은 그것이 어째서 불가능한가에 관한 집요하고도 예리한 성찰"이라고 평했다.

문학과지성사. 296쪽. 1만3천원.



▲ 소설가의 사물 = 중견작가 조경란의 세 번째 산문집.

2016년 8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일간지에 1년간 연재한 '조경란의 사물 이야기' 가운데 엄선하고 다시 새로 써 단행본으로 펴냈다.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사소하고 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잊을 수 없이 각별한 '물건들'을 호명한다. 하찮아 보이지만 사소한 것의 가치를 환기하는 깡통따개부터 흐르는 시간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손목시계, 최초의 불을 목격하며 어른이 된 성냥, 쓰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게 한 습관인 수첩, 예술과 아름다움에 대한 의식을 새로이 만든 사과, 가족을 찬찬히 생각해 보게 하는 슬리퍼, 지구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존재에 관한 고찰인 에코백까지, 50개 소소한 물건을 소개한다.

마음산책. 304쪽. 1만3천500원.



▲ 지니의 퍼즐 =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세 개를 휩쓴 재일 한인 3세 소설가 최실의 데뷔작.

작가는 군조 신인문학상, 오다사쿠노스케상, 예술선장 신인상을 받고 아쿠타가와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일본에서 조선학교에 다닌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경쾌한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가 호평받았다. 고독감 속에서 세상과 투쟁하는 사춘기 소녀의 좌절과 절망, 분출하는 에너지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성장소설이다. 일본에서 출간 직후 2만5천 부를 찍는 등 신인 작가의 순수 문학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반응을 얻었다.

오다사쿠노스케상 심사위원 다카무라 가오루는 작가를 "언어 표현의 재능과 의지, 행운, 이 세 가지가 모인, 작가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평했다.

정수윤 옮김. 은행나무. 196쪽. 1만2천원.



▲ 산책을 듣는 시간 = 제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받은 장편 청소년소설.

태어났을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해 소리를 못 듣는다는 게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열아홉 살 수지 이야기를 그렸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자신만 아는 수화로 완벽한 대화가 가능했고, 상상 속에서 모든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소리를 듣지 못해도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없는 수지. 그런데 어느 날 인공 와우 수술을 받게 되면서 모든 게 달라진다. 완벽했던 침묵의 세계에서 불완전한 소음의 세계로 오게 된 수지는 낯선 세상에 적응해 나가기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준비한다.

눈이나 귀가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수지를 통해 독자들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장애를 이해하는 데서 더 나아가 타인과 나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말하는 소설이다.

사계절. 180쪽. 1만1천원.



▲ 문학과 진보 =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지낸 문학평론가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의 새 평론집.

저자는 1972년 문학평론을 시작해 민중문학과 동아시아 담론을 꾸준히 연구하며 오랜 시간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과 주간으로 활동했다.

이번 평론집은 2001년 출간된 평론집 '문학의 귀환' 이후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발표한 글을 모은 것으로, 1990년대를 통과한 한국문학의 여정과 2000년대를 맞은 변화의 현장이 생생하게 담겼다.

이론비평, 소설론, 시론, 동아시아문학론의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었으며, 1부의 첫 글인 '문학과 진보'는 민족문학작가회의가 한국작가회의로 거듭난 일로부터 시작해 민족문학이 걸어온 길과 그 의미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또 민족문학작가회의가 견지해온 변혁의 과제를 한국작가회의가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고민하고 새로운 시대의 진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창비. 424쪽. 2만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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