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아들 인삼밭 버려 숨지게 한 30대 항소심서 '징역 4→5년'

입력 2018-08-31 15:10
9개월 아들 인삼밭 버려 숨지게 한 30대 항소심서 '징역 4→5년'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9개월 된 아들을 인삼밭에 버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형량을 높여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권혁중 부장판사)는 3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36·여) 씨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징역 4년을 선고하자 A씨와 검찰은 각각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7시께 충남 홍성의 한 인삼밭에 9개월 난 아들 B군을 버린 혐의로 기소됐다.

발견 당시 B군은 티셔츠에 기저귀만 입은 상태였으며, 종이상자 안에 버려져 있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8시 30분께 경기 안양에 있는 A씨 가족으로부터 "A씨가 아기를 밭에 버렸다고 한다"는 112신고를 받고 2시간 만에 A씨 신병을 확보했다.

A씨가 유기한 장소를 진술하지 않아 이튿날 오전 2시 20분께에야 수색 끝에 B군을 찾았지만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버린 뒤였다. 당시 최저기온은 영하 4.6도를 기록했다.

부검 결과 아이에게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A씨가 아이가 결국 사망할 것을 충분히 예견했을 것이라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심신미약 상태에서 한 범행"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임신 때문에 조현병 치료를 중단했고, 가정불화와 산후 우울증 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전반적으로 뉘우치는 데다 돌봐야 할 다른 자녀도 있고, 치료를 돕겠다는 가족들의 탄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추운 날씨에 피해자를 종이 상자에 가둬 밀봉한 뒤 인적이 드문 인삼밭에 방치해 살해했다"며 "처음에는 피해자를 저수지에 빠뜨리려다 마음을 바꾼 것 등은 살인의 고의에 관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게 타당해 원심의 양형이 가볍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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