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등록 임박…판세는 오리무중
최대 종책모임, 후보 추천 안할 듯…"높은 도덕성 관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설정 스님이 물러나면서 갑작스럽게 치러지게 된 제36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 시작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몇몇 스님이 출마한다는 설은 돌고 있으나, 종단 안팎 분위기가 어수선한 데다 유력 주자가 없어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31일 조계종에 따르면 총무원장 후보 등록일은 9월 4일부터 6일까지이며, 선거인단은 내달 13∼17일에 뽑는다. 총무원장 선거일은 9월 28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인단은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 본사에서 선출한 240명을 합해 321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중앙종회에 궐위가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약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최대 종책모임이자 주류라고 할 수 있는 불교광장이 사실상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 예산 수덕사 방장인 설정 스님을 지지했다.
작년 10월 열린 선거에서 설정 스님은 319표 중 234표를 얻어 압도적인 차이로 다른 후보자인 수불 스님을 따돌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교광장이 사전에 특정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알려졌다.
불교계 관계자는 "설정 스님 퇴진 이후 총무원장은 각종 의혹에서 자유롭고 높은 도덕성을 갖춘 인물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후보자가 나오면 선거운동 기간에 검증을 받게 될 텐데, 결국에는 여러 후보자 중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스님을 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재 출마가 유력시되는 스님은 중앙종회 의장인 원행 스님이다. 원로의원인 일면 스님, 포교원장을 지낸 지원 스님,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중앙종회 의원 선거다. 의원 후보 등록이 총무원장 선거 직전인 9월 17∼19일이고, 선거일은 10월 11일이어서 의원들이 총무원장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설정 스님 사퇴와 총무원장 직선제를 요구한 설조 스님과 불교개혁행동은 지난 30일 종단 적폐청산 이후로 총무원장 선거를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단 비주류 측이 총무원장 후보를 내세울지도 관심사다.
불교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 등록이 완료돼야 비로소 판세를 내다볼 수 있을 것 같다"며 "덕망과 정치력을 겸비한 스님이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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